"8만원짜리를 130만원에 팔다니"…천조국도 눈뜨고 당했다

입력 2024-09-25 13:10   수정 2024-09-25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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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상원이 노보노디스크의 가격 책정 관행에 대한 조사를 시작한 지 약 5개월 만에 열린 청문회에서 비만 치료제 '위고비'와 당뇨약 '오젬픽'의 높은 가격을 비판하며 가격 인하를 촉구했다.

24일(현지시간) 미국 상원 보건교육노동연금위원회(HELP)에서 위원장을 맡고 있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이날 열린 청문회에서 노보노디스크의 비만약이 유럽에 비해 가격이 높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샌더스 상원의원은 "우리가 말하는 것은 다른 국가 사람을 대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미국 국민을 대하라는 것뿐"이라며 "우리에게 바가지 씌우지 마라"고 말했다.

샌더스 상원의원에 따르면 미국에서 보험 적용 전 위고비와 오젬픽 한 달 사용분 가격은 각각 1350달러(약 179만원), 969달러(약 128만원)에 달하는 반면, 두 치료제 모두 일부 유럽 국가에서는 100달러(약 13만원) 미만으로 구입이 가능하다. 영국에서는 위고비를 92달러(약 12만원)에, 독일에서는 오젬픽을 59달러(약 8만원)에 살 수 있다. 샌더스 상원의원은 주요 제약 회사 CEO를 인용해 오젬픽을 한 달에 100달러 미만으로 판매해도 노보노디스크가 충분히 이익을 남길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노보노디스크는 위고비와 오젬픽으로 약 500억달러(약 66조원)의 매출을 올렸다"며 "대부분 매출이 미국에서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위고비와 오젬픽에 지출되는 비용이 미국 공공보험 메디케어를 파산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미국 상원 보건위원회는 미국인의 절반이 노보노디스크와 경쟁사 일라이릴리의 비만 치료제를 복용할 경우 연간 4110억달러(약 546조원)의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2년 미국인이 전체 처방약에 지출한 금액보다 50억달러 더 많은 수치다.

HELP 청문회에 참석한 라스 프루에르가드 요르겐센 노보노디스크 최고경영자(CEO)는 복잡한 미국 의료 시스템을 문제 삼으며 "단일 회사의 노력만으로는 방대하고 복잡한 정책적 과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비용을 상승시키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을 만들기 위해 HELP와 협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요르겐센 CEO는 앞선 서면 증언에서 "노보노디스크 의약품의 높은 정가에 대한 책임은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에 있다"며 "PBM은 수억 명 미국인이 필요한 의약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능력을 거의 전적으로 통제하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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