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 사전공시제도가 도입된 뒤 블록딜 거래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도 도입 전에 블록딜 물량이 쏟아진 결과다.
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공시제도 도입 이후 블록딜에 나선 기업은 펩트론과 제이엘케이, 포커스에이치엔에스, DXVX 등 코스닥시장 상장사 4곳에 불과했다. 시장의 예상대로 블록딜 물량이 감소했다. 제도 도입을 앞둔 지난 6월 블록딜 매물로 등장한 상장사가 21곳에 달한 것을 고려하면 거래 감소세가 뚜렷해졌다. 사전공시에 부담을 느낀 최대주주들이 제도 도입 직전 대규모 블록딜에 나섰기 때문이다.
블록딜 공시 1호 기업은 코스닥 상장사 펩트론이다. 당뇨 비만 치료제 개발기업 펩트론의 최대주주인 최호일 대표는 다음달 2일 지분 1.21%(25만 주)를 124억원가량의 블록딜로 처분한다고 공시했다. 최 대표는 조만간 진행하는 이 회사의 유상증자에 참여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지분을 처분했다고 밝혔다.
코스닥 상장사인 제이엘케이, 포커스에이치엔에스, DXVX의 최대주주도 유상증자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보유 지분을 블록딜로 매도한다고 공시했다.
블록딜 공시제도는 상장사 내부자의 대량 매도로 주가가 급락해 투자자가 피해를 보는 것을 막기 위해 도입됐다. 지분 10% 이상 주요 주주와 회사 경영진, 전략적투자자(SI)는 지분 1% 이상을 거래할 때 거래 가격과 수량, 기간을 최소 30일 전에 공시해야 한다. 사모펀드(PEF)운용사, 벤처캐피털(VC) 등은 공시의무 대상에서 제외됐다.
공시 의무를 피하기 위해 1% 미만의 지분만 처분하는 꼼수 거래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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