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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H지수가 급등하면서 이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가연계증권(ELS)이 손실 구간에서 속속 벗어나고 있다. 이달 중순까지만 해도 2000억원어치 이상이 손실 구간에 있었지만 이후 H지수가 올라 대부분 위기에서 탈출했다. 중국 정부의 대규모 부양책 발표 뒤 증권가는 홍콩 H지수 ELS 발행액을 다시 늘리는 분위기다.
2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2021년 10월 20~26일, 11월 16일(모두 6거래일) 발행된 H지수 ELS는 모두 4459억원어치다. 국내 잔존 ELS(2023년 말 기준)의 51%가 ‘노녹인(no knock-in)형’인 점을 감안하면 이 중 약 2300억원어치가 노녹인형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상품은 H지수가 월 저점을 찍은 지난 11일 손실 구간에 들었다. 노녹인형 ELS는 기초자산값이 발행 당시(3년 전) 대비 35% 초과 하락한 상태에서 만기를 맞으면 손실을 보는데, 당시 발행된 상품은 11일까지 H지수 하락폭이 이 수준을 넘었다. 이후 H지수가 반등해 이들 상품은 모두 손실 구간에서 벗어났다. H지수는 이달 12~23일 6.80% 올랐고, 24일에는 중국 정부와 인민은행이 내놓은 대규모 부양책에 힘입어 하루 만에 5.08% 급등했다.
이 영향으로 손실 구간에 들었던 상품의 H지수 하락폭은 25~27%로 줄었다. 손실 조건인 ‘35% 초과 하락’에서 비교적 멀어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노녹인형 상품은 대부분 은행 창구에서 판매됐는데, 이 경로로 ELS에 투자한 사람은 고령층이 많다”며 “이번 지수 반등으로 투자자와 은행들이 한시름 덜었다”고 했다.
증권사가 주로 판매한 녹인형 H지수 ELS는 이번 증시 반등과 무관한 것으로 파악된다. 지수가 최고점을 기록한 2021년 상반기에 발행된 상품들은 만기가 지나 모두 손실 확정으로 상환 처리됐기 때문이다. 녹인형은 기초자산 지수값이 발행 당시 대비 50% 초과 하락해야 손실 구간에 든다. 곧 만기를 맞는 녹인형 H지수 ELS는 발행 당시 대비 기초자산값 하락률이 40%를 넘지 않은 상태다. H지수가 10%포인트 이상 추가 하락했으면 이들 상품도 손실 구간에 들 가능성이 있었는데, 아직은 안심할 만할 수준이다.
중국의 경기 부양책이 나온 24일 국내 금융권에서는 H지수 ELS가 83억원어치 발행됐다. 지난 20일에는 11억원어치 발행에 그쳤는데, 홍콩증시 반등으로 파생상품 시장에도 화색이 돌자 발행량이 급증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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