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결식에는 고인의 부인인 조무하씨 등 유족과 장례위원장을 맡은 김부겸 전 국무총리, 이부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김정남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장례위 집행위원장인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임현재 전태일재단 이사장 직무대리는 추도사에서 "형님은 전태일 동지의 일기장을 읽으면서 평전을 기획하고 바탕 자료를 만들었다"며 "이 세상에 나온 전태일 평전은 노동자와 청년 학생들, 자유와 민주를 바라는 모든 이들의 심장을 두들겨 오늘까지 우리 곁에 전태일이 살아있도록 만들었다"고 고인을 기렸다.
김 전 수석은 조사에서 "1970년 11월 13일 전태일이 평화시장에서 분신했을 때 성모병원 영안실로 가장 먼저 달려간 대학생이 장기표"라며 "전태일의 죽음을 학생운동, 노동운동의 핵심 관심사가 되게 만들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당신(장기표)이 가시는 마당에 오늘날의 정치 현실은 참담하기만 하다"며 "부끄러움을 모르는 도덕적 불감증과 인간성의 파탄, 사라진 양심과 정의, 아첨과 패거리의 정치문화, 무능화된 정부와 사당화된 야당의 적대적 공생 관계, 이것이 오늘날의 정치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조무하 씨는 "장 선생과 살면서, 오늘 이 자리에서 또 한번 느낀 것은 이 사람은 아주 속을 썩이는 막내아들 같은 사람이라는 것"이라며 "이 양반이 벌이는 일은 항상 많은 분, 친지와 가족들이 뒷감당해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다행인 것은 시간이 지나고 보면 이분이 지향했던 일이 결코 틀리지 않은 것을 제가 확인했기 때문에 이런 삶을 지탱하고 유지할 수 있었다고 본다"며 울먹였다.
이날 장례식장 강당 앞에는 고인의 민주화운동기념공원 안장을 반대하는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등의 민주화 유가족 단체 관계자들이 피켓을 들고 서 있어 병원 직원과 마찰이 빚어지기도 했다. 단체는 민주화운동기념공원에 안장되려면 민주화보상법에 따라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에서 심의를 거친 민주화 운동 관련 사망자여야 되는데, 고인은 위원회에 심의 신청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안장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고인의 발인은 26일 오전 5시에 진행된다. 발인식을 마친 후 종로구 전태일 동상을 방문한 뒤 서울추모공원으로 옮겨 화장식이 엄수될 예정이다. 장지는 경기도 이천시 민주화운동기념공원이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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