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PC·스마트폰용 D램·낸드플래시 업황에 대한 우려는 중국에서 나왔다. 올 상반기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서자 화웨이,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중국 정보기술(IT) 기업들은 일제히 재고 축적에 나섰다. 하반기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IT 제품의 핵심 부품인 메모리를 챙겨두자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글로벌 소비 시장이 둔화하고 재고가 쌓이자 미리 사놓은 반도체는 고스란히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이로 인해 신규 주문이 줄어들면서 지난달 PC용 D램 범용 제품 고정거래가격은 전월 대비 2.38% 내린 2.05달러를 기록해 1년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모건스탠리가 “D램과 낸드플래시 재고 수준이 각각 62주치, 67주치로 빠르게 늘었다”는 분석을 내놓자 우려는 더 커졌다.
반도체업계에선 PC와 스마트폰용 메모리 수요가 단기간에 개선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본다. 최근 스마트폰용 D램 매출 비중이 큰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반면 업황 우려는 단기에 그칠 것이란 낙관론도 있다. 중장기적으론 고대역폭메모리(HBM),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같은 서버용 메모리뿐 아니라 IT 제품용 수요도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와서다. 이는 기기 자체에서 구현되는 AI인 ‘온디바이스 AI’를 적용한 스마트폰과 PC가 늘고 있는 영향이 크다. 온디바이스 AI 기기는 자체적으로 AI를 구동하는 만큼 많은 메모리가 들어간다. 산제이 메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25일(현지시간) 실적설명회에서 “AI를 지원하는 스마트폰과 PC의 수요가 향후 몇 분기 동안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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