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글로벌 HBM 수요량을 올해 전망치(120억기가비트·Gb)보다 108.3% 늘어난 250억Gb로 설정했다. 지난 15일 메모리 반도체 업황 비관론을 담은 분석 보고서 ‘겨울이 다가온다’를 낸 모건스탠리의 내년 HBM 수요 전망치(150억Gb)보다 66.7% 많은 수치다. 삼성전자는 2026년 350억Gb, 2027년 470억Gb로 가파르게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은 HBM 수요 증가의 근거로 AI 열풍을 들었다. AI 기술이 고도화하면서 데이터 처리에 반드시 필요한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은 AI의 핵심 인프라인 서버용 D램 수요가 2024년부터 2029년까지 연평균 27% 커지고, HBM은 2024~2027년 연평균 58%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전체 D램 수요 증가율(연평균 16%)을 크게 웃도는 것이다.
‘메모리 업황 풍향계’로 불리는 마이크론은 이날 2024회계연도 4분기(6~8월)에 매출 77억5000만달러, 영업이익 15억22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93% 늘었고 영업이익은 흑자로 전환했다. 산제이 메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강력한 AI 수요가 데이터센터용 D램과 HBM 판매를 주도했다”며 “다음 분기에도 기록적인 매출을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겨울론이 한풀 꺾이자 이날 삼성전자 주가가 4.02%, SK하이닉스는 9.44% 급등했다. 외국인은 14거래일 만에 전기전자 업종 순매수로 돌아섰다.
황정수/심성미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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