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9월 26일 15:00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효성화학 GS엔텍 이수건설 등이 그룹의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눈덩이 부실'에 자금조달이 여의치 않은 이들 회사는 그룹 지주회사·계열사로부터 유동성 지원을 받기로 했다. 이들 회사의 부실이 자금줄을 타고 모회사, 계열사로 번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효성화학은 오는 26일 사모 신종자본증권(영구채) 1000억원어치를 발행한다. 금리는 연 8.3%다. 2년 이후 최초 이자율에 연 3.5%, 5년 이후에는 연 4.5%, 10년 이후에는 연 5.5%를 추가로 얹는 금리 상향 조건이 붙어 있다.
효성은 효성화학의 신종자본증권 1000억원어치 전액을 인수한다. 앞서 효성화학은 지난 2월에도 효성을 대상으로 10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바 있다. 기업들은 신종자본증권 발행액 만큼을 자본으로 회계처리한다. 그만큼 유동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부채비율을 끌어내릴 수 있다.
효성화학의 재무구조가 갈수록 나빠지자 모회사가 발 벗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효성화학의 지난 6월 부채비율은 17만%대로 치솟은 상황이다. 이처럼 나빠진 재무구조로 효성화학 채권을 사들이려는 수요도 포착하기 어렵다. 지난 6월 열린 효성화학의 공모 회사채 수요예측에서는 단 한 기관도 매수 주문을 넣지 않았다. 신종자본증권 발행 과정에서도 투자자를 구하지 못하면서 지주사에 재차 손을 벌린 것이다.
GS글로벌 자회사인 GS엔텍도 모회사를 통해 자금을 조달한다. GS엔텍은 다음 달 900억원어치 회사채 발행을 준비 중이다. GS글로벌이 이번 회사채에 대한 지급 보증을 제공한다. GS엔텍은 1988년 설립된 이후 정유 및 석유화학 플랜트용 화공기기 제작하는 기업이다. 장기간 적자가 지속되면서 GS그룹의 '골칫거리'로 꼽혔다. 해상풍력 구조물 제조업체로 탈바꿈을 시도하고 있지만 여전히 부채비율은 200%대에 달했다.
이수건설도 비슷한 사례다. 올 6월 말 부채비율은 2209.3%를 기록한 이 회사는 사실상 1년 반~3년 뒤에 상환해야 하는 영구채를 제거하면 이 회사는 자본잠식다. 재무구조가 나날이 나빠지는 이수건설 지난 10일 이수건설이 사모 신종자본증권 200억원어치를 발행하는 과정에서도 이수화학이 지급 보증을 제공했다. 이수건설의 부실은 이수화학으로도 번졌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6월 이수화학의 신용등급 전망을 ‘BBB(안정적)’에서 ‘BBB(부정적)’로 내렸다. 이수건설·이수엑사켐 등 계열사의 차입금에 보증을 연달아 제공하면서 우발부채가 커지자 신용등급 전망도 하향조정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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