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대만 등에서 데이팅 애플리케이션(앱)을 운명하며 회원 프로필 사진을 무단 활용해 허위 계정을 생성한 업체가 과징금을 물면서 데이팅 앱을 둘러싼 조작과 로맨스 스캠 등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아만다' 운영사 테크랩스, 회원 프로필로 허위계정 276개 생성
27일 업계에 따르면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전날 아만다, 너랑나랑(이상 한국), 연권(대만) 등 국내외에서 3개의 데이팅 앱 서비스를 운영하는 업체 테크랩스에 개인정보보호 법규 위반 혐의로 과징금 2억2400만원을 부과했다.테크랩스는 2020년 10월부터 2021년 11월까지 약 13개월간 운명하는 3개의 데이팅앱 서비스에 가입된 회원 프로필 사진을 무단으로 이용해 총 276개의 허위 계정을 만들었다. 이 계정은 실제 앱에서 활동하는 회원과 자동 매칭되기도 했고 일부 허위 계정은 지난해 11월까지 유지됐다.
개인정보위는 이 같은 행위를 ‘매우 중대한 개인정보법 보호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정보 주체의 권리·이익이나 사생활에 미칠 영향이 상당히 크다는 이유에서다. 또 허위 계정 생성에 개인의 프로필 사진이 도용된 회원에게 목적 외 이용 사실을 통지할 것을 권고하고, 그 결과를 개인정보위 홈페이지를 통해 알리도록 했다.
일부 신생 데이팅 앱, 인스타 DM으로 회원 유치 포착
테크랩스 뿐 아니라 시중 데이팅 앱의 허위 계정 문제, 사칭 아르바이트 의혹은 계속 제기돼 왔다. 일부 신생 데이팅 앱 중심으로 여자 회원을 직접 모집하는 정황도 포착됐다.인스타그램을 통해 한 신생 소개팅 업체의 협찬 제안 다이렉트 메시지(DM)를 받았다는 직장인 김모 씨(28)는 "좋은 사람과 만남을 주선해 주는 기회를 협찬해 준다고 해서 받았는데 알고보니 앱에서 활동하는 것이었다"면서 "몇 번 남성들과 만나고 대표에게 10만~30만원 상당의 선물을 받았다"고 말했다.
협찬 대상은 여성이 많았는데 이는 데이팅 앱의 사용자 성비가 압도적으로 남성이 많은 영향으로 추정된다.
2022년 SK그룹 디지털 광고 전문기업 인크로스가 국내 주요 데이팅 앱 이용 추이를 분석한 '미디어 데이터 클리핑'에 따르면 데이팅 앱 주 이용자는 '3050 남성'으로 나타났으며. 상위 10개 앱의 평균 성비는 남성 79.7%, 여성 20.3%로 집계됐다.
로맨스 스캠 지난 8월까지 920건 적발…소개팅 앱 '범죄 예방 총력'
뿐만 아니라 데이팅 앱 내 로맨스 스캠(연애 빙자 사기) 문제도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올해 2~8 발생한 로맨스스캠 사건만 920건으로 집계됐고, 피해액은 545억에 달한다.지난해 한 학술지에 실린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연구진의 '로맨스 스캠 현황 및 대응 방안' 연구에 따르면 로맨스 스캠 피의자와 첫 만남이 이뤄진 플랫폼은 인스타그램이 27.7%(75건)로 가장 많았고, 소개팅 앱 위피 14%(38건), 틴더 7%(19건)로 뒤를 이었다.
각 소개팅 업체는 로맨스 스캠을 거르기 위한 조처에 나섰다. 위피는 로맨스 스캠뿐 아니라 앱 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범죄를 막기 위해 3교대로 '위피 지킴이'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7년간 쌓인 데이터 기반으로 1차 필터링하고, 의심 정황이 포착되면 2차 필터링 후 계정을 차단 조치한다.
또한 외부 ID 소통이나 개인 휴대폰 연락을 유도할 경우 피해 즉각 대응을 위해 앱 내에서만 대화할 것으로 권고하는 메시지를 띄우고 있다.
틴더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신분 보장이 안된 가입자나 음란·사기 메시지 등을 신고할 수 있는 기능을 마련했다. 큐피스트가 운영하는 소개팅 앱 글램도 AI 기술을 활용한 다중 검증 체계를 강화했다. 직원이 수동으로 검증을 수행하고 AI 페이스 인증 시스템도 병행 적용한다. 두 가지 검증에 의한 결과가 일치하지 않을 경우 재검증을 통해 최종 결과를 도출한다.
업계 관계자는 "소개팅 앱 업계에서도 로맨스 스캠과 도용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AI 등 신기술을 동원해 피해 예방을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영어 단어나 기타 특수문자를 이용해 교묘하게 모니터링을 피해 가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며 "채팅의 경우 개인정보라 모니터링 요원이 볼 수 없는 경우가 많아 완전한 근절에는 한계가 있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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