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17세 변호사→18세 검사' 한인 청년, 공부법 보니…

입력 2024-09-27 11:04   수정 2024-09-27 14:53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17세에 변호사 시험에 합격하고 18세에 검사에 임용된 한인 청년 피터 박(19·박창희)이 공부 비결을 공개해 화제다.

피터 박은 최근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13세 때 아버지의 제안으로 로스쿨에 입학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13세인 2019년 캘리포니아주 오렌지 카운티에 있는 고등학교 '옥스포드 아카데미' 입학해 로스쿨 공부를 시작했다. 피터 박은 "대학 졸업장 없이 로스쿨에 가려면 CLEP(대학 수준의 자격을 검증하는 시험)를 통과해야 했는데, 두 달 만에 유튜브로 독학해 시험에 합격했다"고 전했다.

총 4년간 로스쿨 공부를 했다는 피터 박은 4년 중 2년은 고등학교에 다니면서 했고, 고등학교를 조기 졸업한 후 나머지 2년은 집에서 공부했다고 한다. 그는 17세에 로스쿨을 졸업해 같은 해 변호사 시험에 합격했다. 캘리포니아주 역대 최연소 합격 기록이었다. 그리고 지난해 말 주(州)법상 성인인 18세가 돼 검사로 정식 임용됐다.

로스쿨 수업은 온라인으로 들었다고 했다. 피터 박은 "4년 학비가 1만5000달러(약 1995만원) 정도 들었다. 집에서 혼자 공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피터 박의 아버지 박병주 씨는 "온라인 로스쿨에서 큰 틀은 준다. 숙제도 내주고 중간, 기말고사도 보게 하지만 공부량은 스스로 정해야 했다"면서 "로스쿨 4년 과정이 매일 2시간 반씩 공부해야 하는 양이었기에 창희가 고등학교 재학 중에도 매일 2시간 반씩은 로스쿨 공부를 했다"고 부연했다.


피터 박은 자신의 공부법에 대해 '속독 후 꼼꼼히 보기'를 언급했다.

그는 "변호사시험을 처음 공부했던 날이 생각난다. 엄청나게 두꺼운 교과서를 읽기 시작하는데 1000페이지 중 30페이지를 9시간 봤다. 그런데 머리에 남는 게 없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책의 구조를 익히고, 무엇이 중요한지를 먼저 파악한 뒤 꼼꼼하게 읽으면 이해가 잘 된다고 밝혔다.

'반복해서 읽기'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피터 박은 "좋은 책 하나를 100번 정도 읽었다"며 "시험 날 '답이 책 몇 페이지 어디에 있구나' 상상될 때까지 많이 읽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객관식 문제 4000개를 구해 2만번 넘게 푼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성공 비밀로는 가훈인 '탑 다운(Top Down)' 방식을 꼽았다. 피터 박은 "높은 목표를 세워놓고 이뤄질 거라고 믿으며 노력하면 현실이 된다고 믿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공부방 잘 보이는 곳에 '명예로운 정의 구현, 훌륭한 검사, 변호사 시험 합격. 믿음은 우리가 바라는 것을 얻게 해준다'는 글귀를 적어놓고 계속 봤다고도 했다.

피터 박은 "가족들과 시험 합격 결과를 보고 기뻐하는 모습을 계속 상상하면서 공부하니 동기부여가 됐다"고 했다. 하지만 현재의 자신은 "아직 부족하다"고 했다.

그는 "공부한 법과 현실은 차이가 있다고 느낀다. 현실에는 사실관계만 있는 게 아니고 범인의 나이, 전과, 피해자의 마음, 증거를 다 고려해서 뭐가 제일 정의로운 건지 고민해야 한다. 아직 초보라서 선배들에게 도움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배심원들 앞에서 자기소개할 때 '캘리포니아 시민을 대변한다'고 말한다. 나 자신을 위해 이 자리에 서 있는 게 아니고, 시민을 위한 것임을 의미한다"면서 "앞으로 더 노력하고 더 많이 배워 정의를 실현하는 검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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