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전국에서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은 서울이 아닌 경북 상주로 나타났다. 공급이 없어 신축 쏠림 현상이 심한 가운데 산업단지 조성, 공간혁신구역 선정 등 지역 개발 호재가 잇따라 가격이 반등했단 분석이 나온다.
28일 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 가격조사에 따르면 올 1월과 비교해 이달(16일 기준)까지 매매가 상승률이 가장 높은 지역은 경북 상주다. 해당 기간 상승률은 10.74%에 달했다.
올초부터 아파트 상승세가 가팔랐던 서울 성동구(8.31%)와 서초구(6.86%)를 제쳐 눈길을 끈다. 아파트값 상승률 상위 10개 지역 중 서울과 경기 과천을 제외하면 지방은 경북 상주와 영천이 유일하다. 영천은 같은 기간 아파트 가격이 6.57% 오르며 4위를 차지했다.
상주는 아파트 거래량이 적은 가운데 일부 선호 단지의 가격이 상승을 주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 지역은 신규 공급이 없어 신축과 구축 간 값 차이가 큰 편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상주는 2020년과 2021년 각각 432가구, 570가구가 입주했다. 신규 분양도 2022년부터 3년간 이뤄지지 않았다.
상주 내에서 비교적 규모가 큰 단지인 무양동 ‘지엘리베라움’(343가구) 전용면적 84㎡는 지난 8월 4억원에 손바뀜해 최고가를 경신했다. 같은 면적의 직전 거래가는 3억4000만원이다. 한 달 새 7000만원가량 뛰었다. 2021년에 입주한 냉림동 ‘미소지움더퍼스트’도 이달 초 신고가를 썼다. 전용 84㎡가 3억9300만원에 손바뀜했는데 직전 거래가(3억6500만원)와 비교해 7.67% 상승했다.
최근 상주시가 인구 유출을 막기 위해 일자리를 적극적으로 유치하는 점이 호재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상주시는 2030년까지 공성면 일대에 ‘상주 2차전지 클러스터 산업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대지 192만㎡에 사업비는 3868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지난해 SK에코플랜트와 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지난 7월에는 공간혁신구역 선도사업 후보지 16곳 중 한 곳으로 상주가 선정됐다. 상주시는 상주시청, 상주문화회관 등 공공시설 이전 후 남은 부지에 주거·문화 시설 등을 고밀 복합 개발해 원도심을 재생할 구상을 마련했다. 공간혁신구역으로 지정되면 건축물 용도와 건폐율·용적률 등 규제가 완화된다.
철도 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문경부터 상주, 김천을 잇는 중부선 고속전철화 사업을 2030년 목표로 추진 중이다. 사업이 완료되면 상주부터 서울 수서까지 72분대로 오갈 수 있게 된다. 윤수민 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지방은 인구 유출에 민감하기 때문에 집값이 일자리와 인프라 개발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설명했다.
한명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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