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 "최윤범 회장, 대항 공개매수 구조 잘 안 나올 것"

입력 2024-09-27 14:15   수정 2024-09-27 14:35

이 기사는 09월 27일 14:15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나선 영풍이 최윤범 회장 측의 대항 공개매수 성공 가능성을 낮게 평가했다. 보유 지분율이 적어 거래 구조를 짜기 어렵다는 점에서다.

강성두 영풍 사장은 27일 오전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최윤범 회장 측이 대항 공개매수를 적극적으로 준비하는 수밖에 없고 그러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저희처럼의 구조는 잘 안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영풍은 고려아연 지분율이 33%에 달하는 최대주주지만 최 회장 일가의 지분율은 16%에 불과해 거래 구조를 짜기 어렵다는 취지였다.

강 사장은 "최 회장의 지원 세력이 경영권이 없는 지분을 비싼 가격에 사서 지금보다 더 비싼 가격에 팔기는 어렵다"며 "말은 일주일 넘게 떠돌고 있지만 난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양이 피하려다 호랑이 만나는 꼴이 안 되도록 하셨으면 좋겠다"며 "특히 불법 요소가 있는 일은 정말 안 하셨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MBK와 함께 공개매수 가격을 한 차례 더 올릴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MBK가 결정해야 할 문제라면서도 "현재로선 추가 인상 계획이 없다"고 전했다.

아울러 MBK가 고려아연 주식을 고평가된 가치에 인수한 건 사실이지만 이는 미래에 고려아연을 훨씬 가치있는 기업으로 만들 수 있는 자신감의 표현이라고 강조했다. 강 사장은 MBK의 고려아연 투자 기간이 길게는 10년에 이를 것이라며 회사의 비철금속 제련 경쟁력을 감안하면 재매각 시 수익률 확보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아연이 자기주식을 활용해 최 회장을 지원하는 건 법률적으로 문제가 있다고도 강조했다. 영풍은 지난 19일 고려아연 이사회가 공개매수 기간 중 자기주식 취득을 하지 못 하게 해달라는 가처분을 법원에 신청했다.

이성훈 베이커맥켄지앤케이엘파트너스 변호사는 "고려아연은 특수관계인이라 공개매수 기간 중 자기주식을 취득하는 게 법률상 금지된다"며 "공개매수 전 형성된 가격보다 높은 가격으로 인수하면 공개매수 종료 뒤 가격이 하락할 경우 손해를 볼 게 뻔해 현재 시점에서 자기주식을 취득하는 행위는 배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 사장은 MBK와 영풍은 고려아연이 현재 보유한, 또 미래에 보유할 자기주식은 모두 소각하기로 합의했다며 최 회장이 자기주식 활용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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