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홈런볼 경매

입력 2024-09-27 17:43   수정 2024-09-28 00:42

스포츠 경매 사상 최고가는 홈런왕 베이브 루스의 유니폼으로 올 8월 2412만달러(약 318억원)에 팔렸다. 1932년 뉴욕 양키스와 시카고 컵스 간 월드시리즈 3차전에서 양키스의 베이브 루스가 자신이 가리킨 방면으로 홈런을 친 전설적인 ‘예고 홈런’ 때 입었던 유니폼이다. 미술 작품으로 치면 모나리자급 대우다.

베이브 루스만큼 스포츠 경매시장에서 대접받는 사람이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이다. 조던은 운동화 경매 부문 신기록을 모두 가지고 있다. NBA 파이널에서 여섯 번 우승한 조던이 매번 파이널 시리즈에서 신었던 농구화 중 한 족씩, 총 6족 컬렉션이 소더비 경매에서 803만달러(약 105억원)에 낙찰됐다. 과거 조던의 챔피언 결정전 승리 이후 기념사진을 보면 농구화 한 짝만 신고 있는 사진이 많은데, 나머지 한 짝은 시카고 불스 홍보 담당자가 경기 직후 조던으로부터 직접 전달받아 보관하고 있었다. 조던이 시카고 불스 소속으로 뛴 마지막 해인 1998년 NBA 챔피언 결정전 때 신었다가 경기 후 친필사인을 해 볼보이에게 선물한 에어 조던 13 모델은 단일 운동화 최고가(220만달러)다.

메이저리그(MLB) 사상 최초의 50홈런-50도루 대기록을 수립한 오타니 쇼헤이의 홈런볼이 여러 가지로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홈런볼을 주운 행운아 남성 관중은 LA 다저스의 30만달러(약 4억원) 사례금을 거부하고 경매를 택했다. 최초 입찰가는 50만달러이나 450만달러(약 60억원)를 제시하면 경쟁 없이 구매할 수 있는 조건이다. 만일 이 가격에 곧바로 낙찰된다면 1998년 마크 맥과이어의 시즌 70호 홈런공(305만달러)을 넘어 홈런볼 경매가 신기록을 세운다.

오타니 홈런볼은 경매 최고가 경신 여부와 함께 법적 이슈도 관심거리다. 18번째 생일을 맞아 경기장에 갔던 한 청소년 관중이 자신이 잡은 공을 강제로 빼앗겼다며 경매 업체와 남성 관중을 상대로 가처분 신청을 제기, 경매가 예정대로 이뤄질지 미지수다. 세계 야구계를 들었다 놨다 한 오타니 대기록의 여파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윤성민 논설위원 smy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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