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집권 자민당은 27일 총재 선거에서 이시바 전 간사장을 28대 총재로 선출했다. 그는 이날 결선 투표에서 215표를 얻어 194표에 그친 극우 성향의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63)을 누르고 당선됐다. 이시바 총재는 1차 투표에서 154표를 얻어 다카이치 경제안보담당상(181표)에게 뒤졌으나 결선에서 역전했다. 선거 초반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힌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43)은 ‘정치·행정 경험 부족’을 극복하지 못하고 1차 투표에서 낙선했다. 이시바 총재는 다음달 1일 소집되는 임시 의회에서 제102대 일본 총리로 선출된다.
이시바 총재 당선은 자민당 의원과 당원이 ‘변화’를 택한 결과로 분석된다. 이시바 총재는 자민당 파벌의 ‘비자금 스캔들’ 이후 거듭 개혁을 강조했다. 결선 투표에선 ‘극우 다카이치 간판’보다 ‘온건 이시바의 얼굴’이 차기 중의원 선거에서 중도층 지지를 얻는 데 유리할 것이라는 의원들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시바 총재는 정치·행정 경험이 풍부하다. 12선 의원으로 방위상, 농림수산상, 지방창생담당상, 자민당 간사장 등을 지냈다. 다카이치 등과 달리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지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개선한 한·일 관계를 악화시키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날 달러당 145엔대이던 엔·달러 환율은 이시바 총재 당선 뒤 142엔대까지 하락(엔화 가치 상승)했다. 이시바 총재는 일본은행의 점진적 금리 인상을 지지한다. 그는 당선 소감에서 “일본을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나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도쿄=김일규 특파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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