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향한 교황 메시지에 깜짝…"그를 위해 기도해달라"

입력 2024-09-29 08:53   수정 2024-09-29 09:05


프란치스코 교황이 아프리카 남수단에서 의료활동을 하다 세상을 떠난 고(故) 이태석 신부의 정신을 기렸다.

주교황청 한국대사관은 2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의 교황청립 라테라노대에서 이태석 신부를 기리는 영화 ‘부활’을 상영했다. ‘부활’은 다큐멘터리 영화 ‘울지마 톤즈’의 후속작으로 이 신부의 사랑으로 자란 제자들의 이야기가 담겼다.

영화 상영에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메시지가 낭독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살레시오 선교사이자 의사인 요한 이 신부가 톤즈에서 펼친 활동이 각자의 복음적 열정과 가장 취약한 이들에 대한 그리스도의 사랑을 증명하는 용기를 되살리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참석자들에게 이 신부를 위해 기도해달라고도 했다. 그는 “한국 사제의 모범을 따라 그의 귀중한 영적 유산이 신앙의 길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영감과 지원의 원천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대사관은 이 신부가 남긴 사랑의 향기가 바티칸에 전해지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번 행사를 기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교황이 예고 없이 직접 메시지를 보내와 대사관 관계자들도 깜짝 놀랐다는 후문이다.

오현주 주교황청 대사는 “교황이 이태석 신부를 이미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파롤린 추기경의 축사에 교황의 메시지가 담겨 있어 적잖게 놀랐다”고 말했다.

이날 영화는 트라발리노 대주교를 비롯해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인 유흥식 추기경, 앙헬 페르난데스 아르티메 살레시아 수도회 총원장, 리카르도 페리 라테라노대 부총장 등이 관람했다. 주교황청 외교단, 라테라노대 유학 사제, 로마 한인 사제·수녀 등도 참석해 100여명이 함께 자리를 지켰다.

참석자들은 영화 관람 후 이 신부의 헌신적인 모습에 감동했다며 그의 삶이 더 널리 전해지길 기원했다.

이 신부는 인제대 의과대 졸업 후 다시 가톨릭대학에 입학, 로마 유학을 거쳐 2001년 39세 나이로 김수환 추기경으로부터 사제 서품을 받은 뒤 곧바로 아프리카 남수단 톤즈로 나갔다.

극도로 열악한 상황에서 병원을 직접 세우고 의료 봉사에 힘을 쏟았다. 한센병 등 여러 질병에 시달리는 주민들을 진료하면서도 학교 기숙사를 짓고 어린이들을 가르치고 악단을 만드는 교육활동을 펼쳤다. 이후 2010년 대장암에 걸려 선종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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