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롯데자산개발에 따르면 서울 동대문패션타운 관광특구에 있는 던던 동대문점(옛 피트인)이 전날부터 공식 영업을 시작했다. 이곳은 2013년 롯데자산개발이 ‘K패션 특화 쇼핑몰’이란 콘셉트로 내놓은 점포다. 2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과 바로 연결되는 지리적 이점, 해외에서 인기 많은 패션 브랜드 매장·시내면세점 등을 앞세워 한때 외국인 매출이 전체의 50%에 달했다. 하지만 2016년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코로나19 등을 거치면서 중국인 ‘큰손’들이 급감하자 2020년 결국 문을 닫았다.
롯데자산개발이 4년간의 대대적 리뉴얼을 거쳐 던던을 연 것은 동대문 상권이 점차 살아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타깃은 최근 유통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외국인 관광객’과 ‘MZ·1인 가구’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동대문구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을지로 등과 인접해 있어 MZ세대와 외국인 유동인구가 늘고 있고, 1인 가구 비중도 높아 신규 매장 테스트에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 1월 기준 동대문구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 비중은 49.8%(8만6090가구)에 달한다.
던던 지하 1·2층에 들어선 하이마트는 아예 1인 가구 전용 매장을 선보였다. 매장 그 어디에서도 하이마트의 사명이나 로고를 찾아볼 수 없다. 대신 ‘더나노스퀘어’란 새 이름을 달고, 매장의 3분의 1을 이케아처럼 쇼룸으로 꾸몄다. 전체 판매 상품의 30%를 1인용 의류관리기, 게임용 키보드 등 기존 하이마트 매장에선 팔지 않던 제품으로 구성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주력 품목인 식품 대신 화장품·패션을 내세웠다. 일반적으로 편의점 상품 종류(SKU)의 80~90%는 식품인데, 이곳에선 이 비중을 70%로 낮췄다. 그 대신 벽면 한 곳에 마녀공장·셀퓨전씨 등 해외에서 인기 있는 화장품, 스트리트웨어 브랜드 ‘몽’과 컬래버레이션한 의류를 배치했다. 한쪽에는 군고구마, 붕어빵 등 한국 간식과 라면을 끓여 먹을 수 있는 ‘K푸드존’도 갖췄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방문객 10명 중 7~8명이 외국인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성과가 나면 다른 지역으로도 특화 점포를 확장할 것”이라고 했다.
롯데자산개발은 던던이 그간 침체했던 동대문구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동대문구에서 가장 큰 규모의 다이소 매장(1800㎡), 유니클로·에잇세컨즈 등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 연무장 펍앤카페·애슐리퀸즈 등 식음료(F&B) 매장도 들여왔다. 롯데자산개발 관계자는 “던던을 젊은 층과 외국인이 즐겨 찾는 동대문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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