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서울 여의도 신한투자증권 사옥에서 한 인터뷰에서 이선엽 신한투자증권 이사(사진)는 “한국의 대(對)중국 수출 비중은 지난해 19.7%에 달했다”며 “중국 당국이 빠르고 적극적인 부양책을 통해 경기 진작에 성공한다면 국내 증시 향방도 달라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시기 주도 업종이었던 ‘태조이방원(태양광·조선·이차전지·방산·원자력)’을 정확하게 꼽아 화제가 된 투자전략 전문가다.
미국 대선도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이사는 “미국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시행하면서 국내 배터리주가 급등했고, 최근엔 생물보안법 시행으로 국내 바이오주가 뛰었다”며 “대선 윤곽이 나온 뒤 새롭게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라”고 조언했다. 당선된 후보의 주요 정책에 따른 수혜를 볼 수 있는 업종과 기업을 엄선하라는 얘기다. 이 이사는 “미 대선 이후 주도주에 편승하기 위해 지금은 ‘실탄’을 장전해둘 시기”라고 했다.
인공지능(AI) 관련주의 상승 여력은 아직 남아 있다고 전망했다. 이 이사는 “고대역폭메모리(HBM)는 ‘맞춤형 반도체’이기 때문에 공급 과잉이 발생할 가능성이 작다”며 “최근 AI 서버 교체 주기가 여전히 빠른 데다 중국 경기 부양책 효과도 내년 초부터 나타날 가능성이 큰 만큼 반도체 업황이 벌써 피크아웃(고점을 찍고 하락)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 이사는 “앞으로 국내 증시에서 업종 일변도 방식으로 투자하는 시대는 저물 것”이라며 “미국 증시는 지수 투자를 해도 되지만 국내에선 종목 투자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대표적 사례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를 들었다. 올 들어 SK하이닉스는 29% 상승했지만 삼성전자는 19% 떨어졌다. 같은 업종 내에서도 기업 체력과 성장성에 따라 주가가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조아라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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