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무수불산도 마찬가지다. 2019년 일본이 불화수소 수출을 통제하자 솔브레인 등이 국산화에 나서 ‘탈일본’에는 성공했지만 불화수소 원료인 무수불산은 중국 의존도가 90%에 육박한다. 이뿐 아니다. 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실리콘, 희토류, 텅스텐, 게르마늄, 형석, 갈륨·인듐 등 반도체 6대 핵심 원자재 중 5개의 중국 의존도가 지난해 상승했다. 예컨대 실리콘 의존도는 68.8%에서 75.4%로, 게르마늄 의존도는 56.9%에서 74.3%로 높아졌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반도체 희소가스, 흑연, 희토류, 요소 등 185개 품목의 특정국 의존도를 2022년 평균 70%에서 2030년 50% 이하로 낮추는 ‘산업 공급망 3050 전략’을 발표했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중국이 자원 무기화 카드를 꺼내 들면 우리 경제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언제 ‘제2, 제3의 요소수 대란’이 터질지 모른다. 소부장 핵심 품목의 특정국 의존도를 낮추고 국산화 비중을 높여야 위험을 줄일 수 있다. 필요하다면 보조금 지급도 적극 고려해야 한다. 중국은 불공정 경쟁이란 비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국 기업에 보조금을 주고 일본은 2020년부터 중요 품목 증설 때 최대 100억엔의 보조금을 지급한다. 미국도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북미산 부품이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에서 가공한 광물이 많이 들어간 전기차에 보조금을 주도록 해놨다. 우리도 수수방관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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