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지 보고 메로나인 줄"…소송 패소한 빙그레 '뿔났다'

입력 2024-09-30 15:25   수정 2024-09-30 15:50


빙그레가 자사 아이스크림 ‘메로나’ 포장지를 따라 했다며 경쟁 업체를 상대로 소송을 냈으나 1심에서 패소했다. 이 같은 결과에 불복한 빙그레는 30일 항소장을 제출했다.

빙그레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빙그레가 서주를 상대로 제기한 부정경쟁행위 금지 청구 소송에서 1심 패소했다”며 “법원의 판단을 다시 받아보고자 항소를 결정, 이날 항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빙그레는 1992년부터 메로나를 판매해 왔다. 서주는 2014년 관련 사업권을 취득해 ‘메론바’를 판매하고 있다. 빙그레는 메론바의 패키지 디자인이 메로나와 유사하다며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포장 사용 중지와 폐기도 요구했다.

하지만 법원은 메로나의 포장지를 두고 “수요자에게 특정 출처 상품을 연상시킬 정도로 차별적 특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상품 포장에 사용할 수 있는 색상은 상품의 종류에 따라 어느 정도 한정돼 있어 색상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판시했다.

이어 “과일을 소재로 한 제품에 있어 그 과일이 가지는 본연의 색상은 누구라도 이를 사용할 필요가 있다”며 “빙그레의 포장이 법률상 보호할 가치가 있는 이익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포장지에 있는 과일과 아이스크림 등 세부적 요소의 결합으로 형성된 종합적 이미지는 메로나만의 것이며 빙그레의 성과라는 게 회사 측 주장이다.

빙그레는 “제품명이 아닌 포장 자체로 식별력이 있고 개별적 요소를 결합한 종합적인 포장 이미지가 출처 표시로서 역할을 한다”면서 “빙그레는 이러한 이미지를 쌓는데 상당히 많은 질적, 양적 노력과 시간을 들였다”고 강조했다.

실제 제품 포장에 제품명이 기재돼 있어도 소비자들에게 혼동을 초래한 경우가 많이 확인됐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메로나 포장의 종합적 이미지가 보호받지 못한다면 아이스크림 포장의 한정된 형태를 고려하면 보호될 수 있는 포장지가 거의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향후 빙그레는 항소심을 통해 회사 입장을 소명할 계획이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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