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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극우 정당이 오스트리아 총선에서 승리하며 오스트리아도 유럽 내 극우 열풍에 합류하게 됐다. 다만 다른 정당들이 극우 성향인 자유당과 협력을 거부해 집권으로 이어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오스트리아 의회 선거 개표율이 97%를 넘은 가운데 자유당이 득표율 28.8%를 기록하며 1당을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중도 보수 성향의 국민당이 26.3%, 중도 좌파 성향인 사회민주당이 21.1%로 뒤를 이었다. 이날 헤르베르트 키클 자유당 대표는 “우리가 오스트리아 역사를 만들었다. 자유당이 의회 선거에서 처음 1위를 차지했다”며 “모든 정당과 정부를 구성할 준비가 됐다”고 선언했다.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자유당은 의회 내 183석 중 약 56석, 국민당은 52석, 사회민주당은 41석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유당은 1956년 나치 친위대(SS) 출신 의원들이 창당했다.
자유당이 1당을 차지하더라도 과반을 얻지 못했기 때문에 총리를 배출하고 연립정부를 꾸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오스트리아 헌법에 따르면 대통령이 장관과 총리를 최종 지명하는데 알렉산더 판데어벨렌 대통령이 키클 대표를 총리로 지명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판데어벨렌 대통령은 지난해 반(反)유럽연합, 친(親)러시아 정당 인물은 내각 등용을 승인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자유당은 연정을 구성할 정당을 찾는 데도 난항이 예상된다. 카를 네하머 총리가 이끄는 국민당을 제외하고 사회민주당, 네오당, 녹색당 등은 모두 자유당과의 협력을 거부했다.
로이터통신은 자유당 집권은 오스트리아에서 우크라이나 지원 같은 외교 정책을 두고 분열을 일으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자유당은 이번 선거에서 강력한 반이민, 친러시아 정책을 내세우며 ‘오스트리아 요새’를 건설해 안보, 번역, 평화를 회복하겠다고 공약했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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