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우석 팬미팅 티켓' 7만원→235만원…기막힌 되팔이

입력 2024-10-01 12:18   수정 2024-10-01 12:31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유명 가수들의 공연 입장권 등을 싹쓸이한 뒤 되팔아 이익을 낸 암표상들이 경찰에 대거 적발됐다.

서울경찰청 범죄예방질서과는 공연법 위반 혐의로 20∼30대 남녀 암표 판매 사범 7명을 검거했다고 1일 밝혔다. 이들은 2021년부터 올해 8월까지 유명 가수 콘서트와 뮤지컬 티켓 등을 매크로(한 번의 입력으로 특정 작업을 반복 수행하도록 제작된 프로그램)를 이용해 대신 구매하거나 티켓을 중고 시장에 되팔아 수익을 낸 혐의를 받는다.

이들이 판매한 티켓은 가수 나훈아, 임영웅, 버추얼(가상) 걸그룹 이세계아이돌 '릴파' 등의 콘서트와 뮤지컬 '드라큘라, '그레이트 코맷' 등으로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했다.

가장 비싸게 팔린 암표는 지난 7월 열린 배우 변우석의 팬미팅 입장권이다. 정가 7만7000원 상당의 이 입장권은 30배 가량 비싼 235만원에 거래됐다. 정가 17만7000원인 임영웅 콘서트 티켓도 1장에 최대 80만원까지 팔렸다.


검거된 피의자 중 20대 무직 여성 A씨는 블로그와 X(옛 트위터)를 통해 티켓 구매를 의뢰받은 뒤 구매자의 아이디·비밀번호를 이용해 매크로로 뮤지컬 티켓 등 331장을 구매해 1억원을 챙겼다. 그는 매크로 프로그램을 판매한 것으로도 파악됐다.

다른 20대 남성 B씨는 매크로로 확보한 임영웅 콘서트 티켓 등 15장을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팔아 1338만원의 수익을 냈다. 20대 군인 남성도 같은 방식으로 543만원을 벌었다.

일반인은 순번 대기 후 남는 좌석을 예매해야 해 대부분 실패한다. 하지만 이들은 매크로를 이용해 1∼2분 안에 접속해 다수의 티켓을 확보한 것으로 경찰은 판단하고 있다.

경찰은 주요 공연·스포츠장 관리 기관, 티켓 예매처, 스포츠계, 연예기획사 등과 합동 대응 협의체를 구축할 계획이다. 단속·수사만으로는 암표 문제 해결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난 3월 개정된 공연법은 매크로를 이용해 입장권을 부정 판매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한다. 경찰 관계자는 "검거된 피의자들에게 공연법 외에도 범죄 수법에 따라 형법상 업무방해 및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적용도 적극 검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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