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섭 KT 대표는 1일 “통신사들이 전통적인 네트워크 서비스 제공자에서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서비스 제공 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며 “AI를 통해 혁신과 가치를 제공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AI 서비스 제공자로 경쟁력을 확보할 방안으로는 빅테크와의 기술 협력을 꼽았다.
김 대표는 이날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 호텔에서 열린 ‘M360 아시아태평양(APAC)’에서 기조연설을 맡아 이렇게 강조했다. 그는 통신사가 AI와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시켜 ‘AICT(AI+ICT)’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을 화두로 던졌다.
그는 “통신사가 단순히 기업과 이용자에게 통신망을 제공하던 시대는 지났다”며 “AI를 활용해 디지털 혁신, 생산성 향상, 비용 효율화, 자동화 처리, 정확도 향상 등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빅테크, 스타트업, 글로벌 통신사와 얼마나 적극 협력하느냐가 핵심 역량을 좌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T가 지난 6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와 수조원대 AI·클라우드 협력을 위한 파트너십을 맺은 것도 이 같은 전략에서다. 김 대표는 “AI, 자율주행, 인간형 로봇 등 첨단 기술을 모두 직접 보유하는 데엔 한계가 있다”며 “빅테크와의 협력을 통해 첨단 기술을 확보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특정 기술에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글로벌 기술을 활용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 겸 이사회 의장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KT와의 협력 의지를 강조했다. 나델라 CEO는 “AI는 모든 개인과 조직, 통신, 산업의 생산성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라며 “KT와 MS가 힘을 합쳐 AI와 클라우드 사업을 키워보겠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이날 행사장에서 기자와 만나 “AI는 활용하지 않으면 회사가 망한다고 볼 정도로 중요하다”며 “앞으로는 AI가 쓰이지 않는 사업을 찾는 게 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 헬스케어, 대중교통, 제조업, 물류 등 모든 분야에서 AI 기반 솔루션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고 그는 분석했다.
M360은 통신사업자연합회(GSMA)가 2013년부터 해마다 여는 콘퍼런스다. 세계 정보통신기술(ICT) 전문가들이 모바일 산업 생태계와 산업 환경 등 주요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눈다. 올해 행사는 지난해에 이어 서울에서 열렸다.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이날 축사에서 “AI 기술은 국경을 초월한다”며 “글로벌 차원의 AI 규범과 거버넌스 정립을 위해 국제 사회가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우준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사장은 “AI에 친화적이고 유연하며 개방적인 네트워크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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