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후 숱한 논란과 갈등이 이어졌다. 2006년 노무현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검토를 지시해 동남권 신공항 건설 논의가 본격화했다. 부산 가덕도와 경남 밀양이 후보지로 압축됐다. 하지만 2011년 이명박 정부가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백지화했다. 이듬해 대선 국면을 거치며 신공항 이슈가 재점화했다. 영남권이 또다시 둘로 갈라져 가덕도냐, 밀양이냐를 두고 세게 붙었다. 2016년 박근혜 정부가 ‘김해공항 확장’이라는 제3의 결론을 내자 신공항 계획은 또 수포로 돌아갔다.
2018년 부산시장 선거에서 가덕도신공항 재추진을 공약한 오거돈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며 불씨가 되살아났다. 2020년 문재인 정부는 김해공항 확장 계획을 철회하고, 2021년 민주당이 다수를 차지한 국회가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을 통과시켰다. 경제성 고려 없이 부산 주민 표를 얻기 위해 정치적 결정을 내렸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하지만 이후 사업은 본궤도에 올랐다. 국토교통부는 2021년 제6차 공항 개발 종합계획에 가덕도신공항을 포함하고, 지난해 기본계획을 고시했다.
우여곡절 끝에 가덕도신공항 건설이 확정됐지만 경제성 부족과 환경 훼손 등 논란은 현재 진행형이다. 특별법에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조항 등이 들어간 게 기름을 부었다. 2014년부터 작년까지 10년간 예타가 면제된 사업 중 가덕도신공항(공사비 13조7584억원)의 규모는 압도적이다. 해상과 육지에 걸쳐 짓는 가덕도신공항은 국수봉을 깎고 바다를 매립해야 해 돈이 많이 든다.
정부가 부산 엑스포 유치를 염두에 두고 가덕도신공항 개항 시기를 6년가량 앞당기기로 해 또 다른 논란을 키웠다. 당초 2035년 6월 개항 예정이었는데, 2030년 부산 엑스포를 감안해 2029년 12월로 대폭 당겼다. 엑스포 유치는 불발됐지만, 정부는 부산 정치권을 의식해 2029년 개항 목표를 고수하고 있다.
이인혁/유오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