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웠던 9월 모평…수학 만점자 '의대정원'보다 많았다

입력 2024-10-01 17:44   수정 2024-10-02 01:23

대학수학능력시험 전 ‘마지막 나침반’으로 평가되는 9월 모의평가가 변별력 상실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어와 수학 만점자가 올해 대폭 늘어난 의대 모집정원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많아서 난이도 조절에 완전히 실패했다는 평가다.
국어·수학·영어 모두 변별력 ‘無’
1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발표한 2025학년도 9월 모의평가 채점 결과에 따르면 수학 영역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136점이었다. 문·이과 통합 시험으로 치러진 2022학년도 이후 모의평가와 수능을 통틀어 11차례의 시험 가운데 가장 낮은 점수다. 수험생의 상대적인 성취 수준을 나타내는 표준점수는 시험이 어려울수록 높아진다. 지금까지는 2024학년도 9월 모의평가 수학의 표준점수 최고점 144점이 최저치였다.

수학 영역 만점자도 속출했다. 수학 선택과목 중 기하를 선택한 학생은 136점, 미적분은 135점이 만점으로 추정된다. 원점수가 만점이더라도 선택과목에 따라 표준점수가 달라지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수학 표준점수 최고점인 136점(기하)의 동점자는 135명, 135점(미적분)의 동점자는 4601명으로 4736명에 달한다. 올해 의대 모집정원인 4485명을 넘어서는 수치다.

국어 영역 역시 변별력이 없었다. 국어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129점으로, 2022학년도 9월 모의평가(127점)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어 영역 만점자는 4478명으로, 2025학년도 의대 모집정원(4485명)에 육박했다. 올해 6월 모의평가(83명) 및 지난해 본수능(64명)과 비교해도 만점자가 수십 배 많이 나온 셈이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이번 모의평가에서는 국어나 수학에서 만점을 받더라도 의대 등 최상위권 대학 입시에서 탈락할 만큼 변별력을 상실했다”고 평가했다.

영어는 ‘난이도 널뛰기’가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영어에서 1등급 점수(90점 이상)를 받은 학생은 4만2212명으로 전체의 10.94%를 차지했다. 절대평가로 시행된 2018학년도 이후 모의평가 중 두 번째로 높은 비율이다. 석 달 전인 올해 6월 모의평가의 1등급 수험생은 5764명(1.47%)에 그쳤다. 수능에서는 2021학년도가 12.66%로 1등급 비율이 가장 높았고 △2022학년도 6.25% △2023학년도 7.83% △2024학년도 4.71% 등으로 10%를 넘지 않았다.

한 입시 전문가는 “6월 모의평가에서 영어 1등급 비율이 1.47%로 지나치게 낮았던 것이 이번 시험의 난이도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영어 단일 과목으로 보면 서울권 주요 대학에서조차 변별력이 없었던 수준”이라고 했다.
“올해 고난도 수능 대비해야”
입시업계는 수능이 불과 6주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 치러진 9월 모의평가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오히려 혼란만 키울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이번 시험의 난이도로 수능이 출제되면 의대, 서울대 등 최상위권에서 변별력 확보가 아예 불가능하다”며 “수험생들은 9월 모의평가 점수로 정시 합격 가능성을 예측하고 구체적인 입시 전략을 세워야 하는데 이런 시험 결과로는 아무것도 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달 14일 치러지는 수능은 9월 모의평가보다 난도가 높아질 것이란 관측이다. 의대 모집정원 확대로 최상위권의 변별력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임 대표는 “수험생들은 국어 수학은 (9월보다 어려웠던) 6월 난이도와 근접한 수준으로 준비하고, 영어는 9월보다 상당히 어려워질 수 있다고 예상하는 게 안전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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