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 '최초' 역사 써내려간 한경…보도원칙은 하나, 시장과 독자편에 선다

입력 2024-10-01 18:14   수정 2024-10-02 01:48

“경제 자립과 번영을 갈구하고 있는 온 국민의 피땀 나는 노력과 절실하고도 시급한 요청에 측면에서나마 일부를 담당코자 하는 데 있다.”

한국경제신문의 전신인 일간경제신문이 1964년 10월 12일 창간호 사설에서 밝힌 출범 취지다. 제호와 로고는 바뀌었지만 변하지 않은 것도 있다. 한경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창달’을 사시(社是)로 삼고 있다. 시류에 영합하지 않고 늘 시장과 독자 편에 선다는 보도 원칙은 달라진 적이 없다.

한경이 1982년 다산 정약용의 실사구시 정신을 받들어 제정한 다산경제학상은 학계에서 ‘한국의 노벨경제학상’으로 통한다. 2000년 시작한 ‘한경 밀레니엄포럼’은 자타공인 국내 최고의 오피니언리더 포럼으로 자리 잡았다.

언론계에서 한경은 ‘새로운 시도를 가장 먼저, 가장 많이 하는 매체’로 통한다. 한경이 1987년 선보인 온라인 뉴스 서비스 ‘한경 케텔(KETEL)’은 국내 최초의 PC통신으로 기록돼 있다. 케텔을 1992년 한국통신(현 KT)이 인수해 이름을 바꾼 것이 하이텔이다. 1990년에는 국내 최초로 모든 지면에 신문제작전산시스템(CTS)을 도입했다. 태블릿PC(2010년)와 스마트워치(2015년) 전용 뉴스 앱을 처음 내놓은 언론사도 한경이다.

한경은 ‘알기 쉬운 경제’ ‘읽기 쉬운 신문’을 지향하는 동시에 투자은행(IB)업계 전문가를 위한 최고급 투자 정보도 생산하고 있다. 한경은 미래 세대를 위한 경제 교육에도 공을 들여왔다. 2005년 창간한 중고생 경제·논술신문 ‘생글생글’은 신문활용교육(NIE)의 새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08년에는 국내 최초의 경제이해력 검증시험인 테샛(TESAT)을 개발해 청소년과 대학생 사이에서 ‘경제 공부 열풍’을 일으켰다.

발 빠른 디지털 전환과 사업 다각화를 통해 국내 언론사 중 유례를 찾을 수 없는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개인 독자의 자발적 구독 신청 건수가 전년 대비 16.5% 급증했다. 한경은 세계 최고 수준의 신형 윤전기를 도입해 인천 부평에 새 인쇄 공장을 짓고 있다. 내년 4월부터 선명하고 가독성 높은 고품질 종이신문을 독자에게 선보인다.

‘경제와 문화의 가교’를 목표로 문화예술 사업에도 진출했다. 지난해 140일 동안 관람객 33만 명을 끌어모은 ‘합스부르크 600년’ 특별전시회와 다비드 자맹전, 미셸 들라크루아전 등이 대표적이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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