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면전 치닫는 중동, 파업에 멈춘 美항만…'최악 폭풍' 대비를

입력 2024-10-02 17:51   수정 2024-10-03 00:21

산업생산이 4개월 만에 반등했고, 소매판매는 18개월 만에 최대 증가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외부에서 동시에 터진 두 개의 대형 악재가 단숨에 우리 경제에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중동의 전면전 위기가 최고조에 달하고 미국 항만노조가 파업에 들어간 충격파다.

이란은 1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군사·안보 목표물을 겨냥해 180여 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미군 함정까지 미사일 요격을 도와 큰 피해는 없었지만, 이스라엘은 “이란은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보복을 다짐하고 있다. 이란은 확전을 꺼리는 모양새지만 이스라엘의 보복 수위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전면전으로 치달을 수 있다. 중동의 군사강국인 두 나라가 전면전을 벌일 경우 그 파급력은 하마스, 헤즈볼라 등 무장단체와의 전투와는 비교 불가다. 국제 유가 폭등과 물류대란 초래 땐 간신히 되살아나고 있는 글로벌 경제에 악몽이 될 수밖에 없다.

같은 날 미국 항만 노동자 4만5000여 명이 가입한 국제항만노동자협회는 파업 돌입을 선언했다. 미국 동해안과 멕시코만 일대 36개 항구의 화물 선적·하역이 멈췄다. 47년 만의 동부 항만 동시 파업이다. JP모간은 미국 경제가 하루 최대 50억달러(약 6조6000억원)의 파업 손실을 볼 것이라고 예상했다. 글로벌 공급망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파업이 2주 이상 지속될 경우 해상운임 상승 등 피해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게 한국해양진흥공사의 분석이다. 서부 항만을 주로 이용하는 우리 수출기업도 간접 피해는 피하기 어렵다.

중동전쟁도, 미국 항만 파업도 통제하기 어려운 외부 악재이긴 하지만 수출마저 흔들리면 경제가 아예 곤두박질칠 수 있는 우리로서는 마냥 손 놓고 있을 수도 없다. 경제·안보 측면에서 발생할 모든 가능성을 철저히 점검하고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중동 불안의 장기화 탓에 느슨해질 대로 느슨해진 안전띠를 다시 한번 단단히 매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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