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내 층간소음 문제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가운데 아래층 이웃 주민이 늦은 밤 시각에 화장실 변기 물을 내리지 말라고 말한 사연이 전해지면서 공분이 일고 있다.
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최근 '층간소음 가해입니다'란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현재 거주 중인 아파트에 이사 온 지 3개월 된 20대 여성이라고 밝힌 작성자 A씨는 "이사 당일 아래 집 사는 분이 올라와 '혼자 사는 여성이 이사 와서 너무 좋다. 전에는 유치원생 아이랑 부부가 살아서 층간소음으로 너무 힘들었다'고 했다"며 운을 뗐다.
A씨는 "그런데 이사 오고 일주일 만에 아래층 주민은 새벽마다 뭐를 그렇게 시켜 먹냐며 찾아왔다"고 전했다. A씨가 아침마다 정기적으로 배송 받아먹는 샐러드가 문제였다. 그는 "(주민이) 배달 기사가 너무 시끄럽게 배달해서 새벽에 잠이 다 깬다고 하더라"며 "업체에 1층 무인 택배함에 샐러드를 넣어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후 아래층 주민은 A씨가 태블릿 PC를 바닥에 떨어뜨리는 등 소음이 낼 때마다 경비실을 통해 항의했다. A씨는 "아래층 주민이 점차 요구하는 게 과해진다"며 그의 요구 사항을 일일이 열거했다.
첫 번째는 로봇 청소기 사용 금지였다. A씨는 "오전 11시에 매일 자동으로 돌아가게 설정해놨었는데 시끄럽다고 해서 못 쓰고 있다"며 "아래층 주민은 '혼자 사는 여자가 집을 더럽혀 봤자 얼마나 더럽히냐. 매일 쓰레받기로 쓸고 닦으라'고 했다"고 전했다.
두 번째는 오후 10시부터 이튿날 오전 8시까지 화장실 변기 물을 내리지 말라는 요구였다. A씨는 "이건 도저히 들어주지 못해서 그냥 물을 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아래층 주민은 A씨에게 밤 10시 이후 샤워 금지, 여름 내내 밤에 에어컨 사용 금지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요즘 신축 아파트 층간소음 심한 것 알고는 있는데 다른 분들은 어느 정도로 주의하고 사시는지 궁금하다"며 "전에 사던 분들이 거주하다 5개월 만에 계약 중도해지하고 이사를 한 건데 혹시 아래층 주민 때문에 도망간 것이 아닌가 싶은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말 다들 늦은 밤엔 변기 물도 안 내리고, 에어컨도 안 틀고 생활하나"라며 "만약 내가 이상한 거면 고치겠다"고 덧붙였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분개했다. 한 누리꾼은 "한두 개를 받아주니까 계속 그러는 거다. 강하게 받아쳐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이는 "그 정도면 병이다. 집에서 뛰거나 크게 음악 트는 거 아닌 생활 소음은 어느 정도 감안하고 살아야 한다"며 아래층 주민을 비판했다.
성진우 한경닷컴 기자 politpe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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