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넘어 폰 배달…전국 곳곳에 뜨는 드론 배송

입력 2024-10-03 16:52   수정 2024-10-04 01:13

건당 3000원에 물품을 배송해주는 드론 시대가 열렸다. 지방자치단체 14곳이 드론 배송 사업을 시작한 데 이어 통신사가 스마트폰을 드론으로 나르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국내 드론 스타트업도 사업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신규 스마트폰을 드론으로 배송하는 서비스를 내놨다고 3일 발표했다. 이 통신사는 제주도에 배송 거점을 두고 인근 섬인 가파도, 비양도, 마라도 등에 배달 지점을 두는 방식으로 드론을 운영하기로 했다. 향후 드론 배달 지역을 지자체 5곳, 섬 지역 32곳, 공원 17곳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7월 삼성전자가 갤럭시 Z폴드·플립6를 드론으로 배송한 적은 있지만 통신사가 드론 배송 서비스를 상용화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LG유플러스는 제주 공공 배달 앱 ‘먹깨비’로 소비자가 직접 드론 배송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 통신사는 국토교통부가 지자체 14곳과 진행 중인 ‘드론실증도시 구축 사업’의 하나로 이 사업을 추진해왔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드론 이용으로 도서 지역의 스마트폰 배송 시간이 기존 약 7일에서 2~3일로 줄어들었다”며 “소비자가 직접 매장을 방문해 스마트폰을 구매해야 했던 번거로움도 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드론실증도시 구축 사업에 참여한 다른 지자체도 드론 배송 서비스를 내놓았다. 8월 충남 공주시, 경기 포천시·성남시, 전남 여수시 등이 드론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달엔 인천시와 경기 양주시가 유사한 서비스를 선보였다. 치킨, 짜장면, 피자 등 식품과 생필품을 최대 3㎏만큼 앱으로 주문하는 방식이다. 배송비는 국토부 가이드라인에 맞춰 건당 3000원으로 책정했다. 음식 주문 앱의 배송비와 비슷한 수준이다.

드론 배송 시대가 열리면서 관련 스타트업도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드론 제어 기업 파블로항공은 지난달 SK텔레콤, 충남 보령시와 드론을 활용한 휴대폰 수리 서비스를 선보였다. 8월 미국 연방항공국(FAA)에서 불꽃축제용 드론의 비행 승인도 받았다. 방산용 드론 개발사 숨비는 무게 100㎏ 화물을 시속 120㎞로 나르는 드론으로 군수품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달 시속 250㎞ 군용 드론을 선보인 니어스랩은 자율 비행 소프트웨어를, 비이아이랩은 드론용 리튬배터리를, 탑스커뮤니케이션은 자율주행 드론의 충돌 회피 기술을 개발 중이다.

현재 세계 드론 시장은 제조업체 DJI를 앞세운 중국이 점유율 90% 이상을 확보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달 드론 7598대를 띄우며 기네스북 기록을 세웠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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