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축제의 달 10월을 맞아 경남 곳곳에서 가야문화축제가 시작됐다. 가야 문명 발원지 경남의 위상을 전국에 알리고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통합관리기구 설치 논쟁에서도 우위를 점하겠다는 포석이다.
3일 경상남도에 따르면 가야고분군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1주년 기념 주간(9월 23일~10월 20일)을 맞아 지역 곳곳에서 국제학술대회와 릴레이 가야문화축제가 열리고 있다.
가야고분군이 있는 5개 시·군에서 여는 릴레이 가야문화축제는 지난달 창녕 고분군 기념행사와 합천 대야문화제를 시작으로 고성 소가야 문화제, 함안 아라가야문화제, 김해 가야문화축제로 이어진다. 각 시·군은 고유한 역사·문화적 자산을 활용해 명사와 함께하는 토크쇼, 학술심포지엄, 고분군 음악회, 사진 전시회, 문화유산 특강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오는 18일에는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 1주년 기념, 가보자! Go’라는 슬로건 아래 김해 수릉원에서 창녕, 합천, 고성, 함안, 김해 등 5개 시·군 공동 기념식이 열린다. 14년 만에 경남에서 개최하는 전국체전에도 가야고분군 홍보관을 두고 체전 참가자와 관람객에게 가야 문화 발상지 경남을 소개한다.
경상남도는 지역에서 펼쳐지는 가야문화축제를 통해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통합관리기구의 최적지가 경남(김해)이라는 공감대가 확산하기를 바라고 있다. 경상남도와 가야고분군을 보유한 5개 시·군은 통합관리기구 최적지가 경남인 것은 당연하며 입지 최적지를 김해라고 명시한 용역 결과도 수용해야 한다는 쪽이다. 역사문화권정비법을 살펴보더라도 경남은 가야, 경북은 신라, 충청·전북은 백제라는 사실은 명백할 뿐만 아니라 가야고분군 7개 중 5개가 경남에 있다. 또 전국 가야 유적 2495건 중 67%인 1669건이 경남에 분포해 있고, 경남 18개 시·군 전역에서 가야 유적이 발견돼 ‘경남의 정체성은 가야’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경상남도는 지난달 377억원을 들여 김해에 문을 연 국립가야역사문화센터(연면적 9995㎡)에 통합관리기구가 들어서면 가야 유산을 체계적으로 보존·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경북 고령군은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가야 고분군 1220기 중 절반 이상인 704기(57%)가 고령에 있다는 이유를 들어 통합관리기구 설립 최적지라고 주장하며 맞서고 있다. 국가유산청이 통합관리기구 입지를 둘러싼 지역 갈등을 풀기 위해 지난달 27일 김해시와 고령군 등 지방자치단체를 불러 중재에 나섰지만 입장차만 확인한 채 합의를 끌어내지 못했다.
도 관계자는 “경남에는 국립가야문화유산연구소와 가야역사문화센터, 국립김해박물관 등 가야 관련 기관이 있다”며 “김해에 통합관리기구를 설치하면 이런 국립기관들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창원=김해연 기자 ha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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