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한 대표는 개천절 경축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김 전 행정관이) 좌파 유튜브, 아주 극단에 서 있는 상대편에다가 허위 공격을 사주하는 것은 선을 많이 넘은 해당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모의하는 게 아니라 실행 행위 자체가 그대로 녹음된 것”이라며 “당이 알고서도 묵인한다면 공당이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김 전 행정관은 친야 성향 매체와의 통화에서 “여사(김건희)가 한동훈 때문에 죽으려고 한다. 잘 기획해서 (한 대표를) 치면 여사가 좋아하겠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대통령실은 언론 공지를 통해 김 전 행정관과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연관성에 선을 그었다. 대통령실은 “대통령 부부가 김대남과 친분이 전혀 없음을 밝힌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전 행정관의) 녹취 내용 대부분은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난 일색”이라며 “이 녹취록을 근거로 대통령실과 당의 갈등을 조장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강조했다.
전날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원내 지도부와 만찬을 하며 한 대표는 원외 인사라며 부르지 않은 것을 두고도 여당 내에서 잡음이 나왔다. 수도권의 한 친한(친한동훈)계 의원은 “굳이 이 타이밍에 한 대표를 빼고 만찬을 열었어야 했느냐”고 비판했다. 다른 쪽에서는 한 대표 참석이 오히려 만남의 본질을 흐릴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 중진 의원은 “한 대표가 그 자리에서 또 ‘독대’를 요구하면 국정감사가 아니라 당정 갈등이 부각된다”며 “국정 동력이 약한 상황에서 당과 대통령실이 갈등하면 손해는 국민의 몫”이라고 했다.
다만 한 대표와 대통령실 모두 확전은 피하는 분위기다. 대통령실은 “근거 없는 주장과 무분별한 의혹 보도에 유감을 표한다”며 논란의 원인을 언론 보도에 돌렸다. 한 대표도 이날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해 “거부하는 것이 맞다. 본회의에서 부결되도록 의원들을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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