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시장조사업체 클리어뷰에너지파트너스는 이란-이스라엘 분쟁 시나리오별 국제 유가를 이렇게 전망했다. 이란은 세계 주요 원유 생산국이자 최대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해협을 직접 위협할 수 있기 때문에 이스라엘과의 충돌 과정에서 유가를 얼마든지 끌어올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세계 원유 생산량의 약 3%(하루 327만 배럴)를 차지하는 이란이 공격받으면 국제 유가는 요동칠 수 있다. 이란은 국제사회 제재 때문에 공개적으로 원유를 수출하지는 못하지만 중국 등에 밀수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이 석유시설 타격의 보복으로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하면 국제 원유 수송량의 약 3분의 1이 멈출 수 있다.
헬리마 크로프트 RBC캐피털마켓 글로벌상품전략책임자는 전면전 위험이 고조되면 전쟁에 따른 피해 비용을 국제화하기 위해 이란과 친이란 세력이 사우디아라비아 등 인접국 에너지 시설을 공격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원유 공급망 압력이 커지자 국제 유가 변동성은 1년 만에 최대로 확대됐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서부텍사스원유(WTI)의 50일 내재 변동성(IV)은 가자전쟁 발발 이후 최고치인 39.2%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공포가 다소 과장됐다고 평가했다. 소매업체들이 파업에 대비해 물류를 서부 항구로 돌리거나 일찍 선적했기 때문이다. 다만 소고기 커피 바나나 등 미국 자급률이 떨어지는 식자재는 이미 가격 상승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3주째 정비공들이 파업 중인 비행기 제조사 보잉은 파업이 끝나더라도 부품을 공급받지 못해 생산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해상운임도 오르고 있다. 세계 1위 해운업체 MSC와 머스크(2위), CMA CGM(3위), 하파그로이드(5위) 등 선사들은 미국 동안을 오가는 화물에 대해 1TEU(20피트 컨테이너 한 개)당 800~1500달러 수준의 할증을 적용하고 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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