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동물원서 호랑이·사자 등 맹수 48마리 폐사한 이유는?

입력 2024-10-03 23:05   수정 2024-10-03 23:05


베트남의 두 동물원에서 최근 50마리 가까운 호랑이와 사자, 표범이 집단 폐사한 가운데, 일부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A형(H5N1)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3일(현지시간) VN익스프레스·뚜오이쩨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지난 8월 이후 베트남 남부 동나이성 '망고 가든' 동물원과 롱안성 '미 뀐' 동물원에서 호랑이 44마리, 사자 3마리, 표범 1마리가 죽었다.

두 동물원에서 폐사한 동물들을 검사한 결과 일부에서 H5N1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망고 가든 동물원에서는 호랑이 17마리와 표범 1마리가 죽었다. 폐사한 호랑이들은 죽기 전에 피로·쇠약 등의 증세를 보였다. 방역 당국이 호랑이 2마리 부검을 실시한 결과 폐렴으로 죽은 것으로 추정됐고, 동물원 측은 전염을 막기 위해 호랑이 우리를 소독, 격리했다.

미 뀐 동물원에서는 호랑이 27마리와 사자 3마리가 폐사했다. 이 중 호랑이 3마리는 지난달 초 망고 가든 동물원에서 적합한 검역 증서 없이 사서 들여온 것으로 조사됐다. 당국은 방역 요원들을 두 동물원에 투입해 현장을 검사하고 폐사 동물들의 사체 처리에 들어갔다.

특히 망고 가든 동물원 직원 30명과 미 뀐 동물원 직원 3명이 죽은 동물들과 직접 접촉한 것으로 파악되면서 H5N1이 인간에게 전염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 중 호흡기 질환 증상을 나타내는 사람은 지금까지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H5N1은 인간으로 전염될 가능성이 있으며,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각국에서는 간혹 H5N1 감염으로 인간이 사망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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