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부회장)은 3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 새너제이 맥에너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SDC) 2024’에서 “모든 제품 카테고리에 인공지능(AI) 기술이 적용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올해는 삼성의 SDC 행사 10주년이자 사물인터넷(IoT) 플랫폼 업체 스마트싱스를 인수한 지 10주년이 되는 해다. 이날 삼성은 스마트싱스 내 신규 서비스인 ‘홈 인사이트’를 공개하고 모든 기기에 탑재된 AI를 통해 초개인화 서비스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AI가 탑재된 만큼 자가 학습을 통해 기능도 점차 고도화된다. 초반에는 AI가 ‘방 전등을 끌까요?’라는 식의 제안을 하지만, 사용자의 생활 패턴에 대한 학습 데이터가 축적되면 밤 10시 이후에는 사용자가 잠에 드는 만큼 방 전등을 스스로 끄는 식으로 진화한다는 게 삼성전자 측 설명이다. 특히 이날 삼성전자는 향후 가족 구성원에 따라 집 환경을 AI가 자동으로 바꿔주는 서비스까지 제공하겠다는 구상을 발표했다. 예컨대 어린 자녀가 혼자 집에 들어오면 밝은 전등을 켜주고 인덕션은 작동하지 않게 하고, 폭염 속 반려동물이 혼자 오랜 시간 집에 있으면 자동으로 에어컨을 켜주는 식이다.
삼성전자 디바이스만 제어 가능한 건 아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IoT 표준 ‘매터’를 통해 콜러·이케아·애슐리 등 가구 및 주방·욕실기기 업체들과의 협력을 통해 해당 업체 제품들을 스마트싱스 생태계에 포함시켰다. 미국 대표 욕실기기 업체 콜러의 로라 콜러 지속가능성책임자(CSO)는 “콜러는 미래 세대가 깨끗하고 안전한 물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책임감을 갖고 있다”며 “삼성 스마트싱스와의 협력을 통해 사람들이 자신의 평소 습관에 방해받지 않고도 샤워할 때의 물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싱스를 통한 기기 제어도 스마트폰을 넘어 모든 가전으로 확대된다. 이날 삼성전자는 자사 사용자환경(UI) ‘원 UI’를 내년부터 가전에도 적용한다고 밝혔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외에도 비스포크 냉장고나 TV 등 디스플레이가 있는 모든 가전에서 가능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TV는 물론 모든 삼성 기기가 리모콘이 필요없어지는 시대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또 삼성전자는 호텔·매장·오피스 등을 타깃으로 한 기업 간 거래(B2B) 서비스 ‘스마트싱스 프로’를 통해 수익성도 높인다는 계획이다.
실제 삼성의 디바이스 생태계는 대폭 확대되고 있다. 스마트싱스 사용자는 올해 3억500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 한 해에만 5000만명이 늘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싱스 생태계에 들어오는 파트너 업체를 늘리고 AI 기능을 확대해 2027년까지 사용자를 5억명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한 부회장은 “본격적으로 스마트싱스에 AI 기술을 접목하고 개방적 협력을 확대해 스마트싱스를 삼성전자의 제품과 서비스를 차별화시키는 ‘게임체인저’로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실리콘밸리=송영찬 특파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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