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층의 창업 활력이 한풀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작년 기준 대표 연령이 60대 이상인 사업체 수는 1년 전 보다 6만개 이상 급증한 반면 20~30대 대표의 사업체 수는 7800여개 증가하는 데 그쳤다. 초기 비용 부담 등의 이유로 창업을 망설이고 있다면 청년층을 '창업 자금 증여세 과세특례 제도'를 활용해볼 수 있다.
창업 자금 증여세 과세특례는 증여세를 매길 때 창업 자금에 대해선 50억원(10명 이상 신규 고용하는 경우 100억원)을 한도로 5억원을 공제하고, 5억원을 초과하는 금액은 10%의 낮은 세율을 적용하는 제도다. 증여받은 금액 5억원까지는 납부할 증여세가 '0원'이 되는 것이다.
창업 특례 적용 없이 일반 증여하는 경우엔 증여세 부담이 급격히 커진다. 일반적으로 부모로부터 재산을 물려받는 성인 자녀의 증여세 공제 한도는 10년간 5000만원(미성년자는 2000만원)에 그치기 때문이다. 창업 특례 없이 부모가 자녀에게 5억원을 일반 증여하는 경우를 간단히 계산하면, 5억원에서 공제액 5000만원을 차감한 4억5000만원이 과세표준이 되고 여기에 세율 20%(과세표준 1억원 초과~5억원 이하인 경우)를 곱한 뒤 누진공제액 1000만원을 뺀 8000만원이 증여세가 된다.
창업 특례가 세금을 완전히 깎아주는 것은 아니다. 증여한 부모가 사망하면 창업 특례를 적용받은 자금이 상속세를 계산할 때 상속세 과세가액에 산입돼 상속세로 정산되기 때문이다. 과세 이연의 성격이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창업 특례는 증여 당시 절세액이 상당하고, 증여한 날부터 상속이 개시되는 날(증여자가 사망한 날)까지 감면받은 증여세 금액으로 금융이익을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유리한 측면이 있다.
창업 특례로 증여할 수 있는 재산의 범위는 양도소득세 과세대상이 아닌 현금, 예금, 채권 등으로 제한된다. 양도세가 매겨지는 토지, 건물, 주식 등은 창업 특례 대상이 아니다.
창업 특례를 누리기 위해선 몇 가지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먼저 재산을 물려주는 부모의 나이가 60세 이상이고, 물려받는 자녀의 나이는 18세 이상이어야 한다.
창업하는 모든 업종이 특례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법에서 정한 업종만 특례를 적용받을 수 있는데 대표적으로 제조업, 건설업, 전자금융업, 음식점업 등이 있다. 치킨 전문점, 빵집, 미용실, 세차장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반대로 인기 창업 업종인 커피전문점을 비롯해 노래방, 주점, PC방, 복권판매점, 도소매업, 부동산임대업 등은 특례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를 간과하고 증여받은 자금으로 카페를 차렸다간 증여세를 물 수 있는 것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새로운 사업을 최초로 시작한 것으로 보기 어려운 경우에는 창업으로 간주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치킨집을 운영하고 있다가 다른 장소에서 증여받은 자금으로 치킨집을 또 연다면 특례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창업 특례는 창업을 지원하는 게 핵심 목표이기 때문에 증여받은 자녀는 증여받은 날부터 2년 이내 반드시 창업해야 한다. 물려받은 재산은 증여 후 4년 이내 창업자금으로 모두 사용해야 한다는 조건도 있다. 만약 창업 후 10년 이내 해당 사업을 폐업하거나 휴업한다면 일반적인 증여와 동일한 방법으로 증여세를 계산해 법에서 정한 이자와 함께 추징된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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