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데이터센터 전력원으로 원자력 발전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4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도쿄를 방문한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닛케이와 인터뷰에서 "무탄소 전력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구글의 원전 확보 계획은 생성형 인공지능(AI)에 대한 대규모 투자와 맞닿아 있다. 피차이 CEO는 "생성형 AI는 구글의 모든 사업에 영향을 주는 기반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아직 플랫폼 전환의 초기이며 앞으로 매우 큰 기회가 기다리고 있다"며 "큰 플랫폼의 전환이 일어날 때 초기에 투자 부담이 크다"고 설명했다.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의 지난 2분기 설비 투자는 전년 동기보다 90% 증가한 131억달러로 급증했다.
피차이 CEO가 데이터센터 국가나 지역, 시기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으나 미국 등이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닛케이는 보도했다. 미국에서는 지난 3월 구글과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에서 경쟁하는 아마존닷컴이 원전에서 전력을 공급받기로 했다. 9월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펜실베이니아주 스리마일섬 원전을 재가동해 전기를 끌어올 계획이다.
피차이 CEO는 AI 투자의 일부로 원전 투자 뿐만 아니라 태양광, 지열 발전 등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이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그는 “미국 네바다주 데이터센터에서 지열을 활용하기 시작했다”며 “태양광 발전소 등에 대한 추가 투자를 검토하고 있으며 소형 원자로에 대한 평가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글은 2030년까지 넷제로(온실가스 순 배출 제로)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으나 생성 AI 개발과 이용에 많은 양의 전력을 사용하면서 탄소배출 저감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이산화탄소 환산 배출량은 2019년 대비 48% 증가했다.
일본에 대한 투자도 지속할 의지를 나타냈다. 피차이 CEO는 닛케이와 인터뷰에서 "일본의 디지털화에 투자하기 위해 오사카와 지바에 데이터센터를 개설하고 해저케이블도 부설했다"고 설명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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