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과 정부 고위급 인사의 경호를 담당하는 미국 비밀경호국(SS)의 인력난이 위험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3일(현지시간) 7천800명에 달하는 SS 요원 중 1천400명이 지난 2022~2023회계연도 기간 사표를 냈다고 보도했다.
이는 최근 20년간 최대 인력 유출 규모다. 앞서 연방 의회는 올해 대통령 선거로 SS의 인력 수요가 급증할 것에 대비해 요원의 수를 8천305명으로 늘리기 위한 예산을 승인했다.
그러나 2022년 SS 요원 283명이 사표를 냈고, 169명은 연방정부의 다른 기관으로 전출했다. 또한 이 기간 308명은 정년퇴직이나 은퇴를 신청하기도 했다. 이 같은 인력 유출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가혹한 근무조건에 비해 제대로 된 보상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이 꼽힌다.
국토안보부 산하의 SS는 요인 경호뿐 아니라 위조화폐 단속과 사이버범죄 수사 등 금융 관련 범죄도 담당하는 연방 기관으로 SS가 원활하게 운영되기 위해선 2026년 기준으로 약 1만 명의 요원이 필요하다.
한정된 자원 속에서도 다양한 업무를 해야 하는 조직의 특성상 연장근무는 다반사다. 다만 연방 공무원의 임금 상한 규정 때문에 일부 간부급 요원들은 연장근무를 해도 수당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문제다.
미국의 법집행기관 재직 공무원 노조의 조사에 따르면 설문에 참여한 153명의 SS 요원 가운데 68명이 임금 상한 규정 탓에 연장근무 수당을 받지 못했다. 일부 요원은 받지 못한 수당이 3만 달러(약 4천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회도 이 같은 문제점을 인식해 최근 SS 요원의 처우 개선과 장비 구입 등을 위해 2억3천100만 달러(약 3천80억 원)의 예산을 추가 지원했고, SS도 인력 확충을 위한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인력 확충을 위해 SS가 도입한 일부 방안들은 오히려 역효과만 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은퇴 요원을 재고용해 인력난을 해소하겠다는 방안이다. 이 방안이 발표된 뒤 SS 내부에선 오히려 조기 은퇴를 신청하는 요원들이 늘어났다. 연금과 별개로 월급을 또 받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게다가 은퇴 요원의 재고용 후 기존 요원들의 근무 조건은 더 악화했다.
재고용한 은퇴 요원은 주로 현장이 아닌 사무직 등 편한 보직에 배치됐기 때문에 기존 요원들의 부담만 더 커졌다.
지난 2022년에는 업무 외에 부업으로 부동산중개업을 하던 한 간부가 백악관 경비를 담당하는 책임자가 된 뒤 자신을 통해 주택을 구매한 부하 직원 2명을 승진시켜 논란이 됐다. 또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경호 실패 책임을 지고 물러난 킴벌리 치틀 전 SS 국장도 정실 인사로 비판을 받았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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