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간첩 증언 나왔다"…前 시장 정체에 필리핀 '발칵'

입력 2024-10-04 17:23   수정 2024-10-04 17:34


중국인이면서 필리핀인으로 속이고 중국을 위해 간첩 행위를 한 혐의를 받는 필리핀 한 소도시 전직 시장이 실제 중국 간첩으로 일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 필리핀 일간 인콰이어러 등에 따르면 전날 필리핀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외국 정부가 필리핀에서 스파이 작전을 벌였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면서 이와 관련해 유관 기관과 공조하고 있다고 했다.

외교부는 특정 국가, 단체나 특정인을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알자지라 방송이 최근 내놓은 다큐멘터리를 거론했다. 이는 도박계 거물인 중국인 서즈장을 다룬 것이다. 서즈장은 불법 온라인 도박 조직 운영 혐의로 중국에 수배됐고, 현재 태국에 수감 중이다. 그는 다큐멘터리에서 자신이 2016년 말에 필리핀에서 중국 간첩으로 일했고 다른 간첩들을 모집하는 일을 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자신과 필리핀 북부 루손섬 타를라크주 밤반시의 앨리스 궈(35·여) 전 시장이 함께 중국의 해외정보 담당 기관인 공안부를 위해 일했다고도 언급했다. 서즈장은 자신이 중국 간첩들에 대한 정보가 담긴 디지털 파일을 갖고 있다면서, 궈 전 시장 진짜 신원이 중국인 궈화핑이라는 내용이 담긴 서류를 알자지라에 제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궈 전 시장이 2022년 밤반시 시장 선거에 출마하면서 선거 자금을 자신에게 요청했다고도 설명했다.

궈 전 시장은 최근 의회 청문회에서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필리핀에서 '범죄 소굴'로 악명 높은 중국계 온라인 도박장과 유착해 돈세탁 등 범죄에 연루된 혐의를 받는다. 또 10대 시절 중국인 신분으로 필리핀에 입국한 뒤 필리핀인으로 신분을 세탁하고, 중국을 위해 일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지난 7월 해외로 달아나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지를 돌아다니다가 지난달 초 인도네시아에서 체포, 송환됐다.

필리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조너선 말라야 대변인은 최근 TV 인터뷰에서 외국 정보기관들과 협력해서 궈 전 시장의 진짜 신원, 중국 간첩 여부를 확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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