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부터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드라마까지 ‘미디어 위기’가 거론되는 가운데 국내 대표 콘텐츠 기업 CJ ENM이 4일 부산국제영화제(BIFF)에서 ‘웰메이드 지식재산권(IP)’ 발굴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CJ ENM은 “영화인에게 가장 먼저 떠오르는 파트너가 되겠다”며 연간 1조원의 콘텐츠 투자를 약속했다.
CJ ENM은 이날 부산 우동 CGV센텀시티에서 ‘CJ 무비 포럼’을 열고 영화인과 지속가능한 K콘텐츠 생태계를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 흥행 양극화, 제작비 상승 등 업계 전반이 구조적 위기를 맞닥뜨리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다. 포럼엔 CJ ENM, CJ CGV, 스튜디오드래곤, 티빙 등 콘텐츠 사업을 벌이는 CJ 주요 계열사 경영진이 총출동했다.
이날 포럼에선 소비자를 확보하기 위해 매체 칸막이를 없애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OTT가 극장 관객을 뺏는다는 이분적 논리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올해 ‘관객 친화형 영화제’를 표방한 BIFF가 극장이 아니라 넷플릭스에 공개되는 영화 ‘전, 란’을 개막작으로 내세운 것과 동일한 맥락이다.
이동현 CJ CGV 경영혁신실장은 “내부 데이터를 분석해보니 OTT인 티빙 구독자가 비구독자보다 극장인 CGV를 찾아 영화를 관람하는 횟수가 많았다”고 말했다. 최주희 티빙 대표는 “시리즈와 영화 공동 제작, 스핀오프 등 IP 수명 주기를 늘리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했다.
CJ ENM과 영화인은 영화 관객이 정체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결국 ‘웰메이드 작품’ 발굴 등 창작의 힘을 키워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모았다. 영화 ‘잠’으로 국내외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은 유재선 감독은 “창작자는 관객이 더 몰입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드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CJ ENM의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했다. 윤상현 대표는 “웰메이드 K스토리가 글로벌 소비자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왔다”며 “연간 1조원 규모 투자를 지속해 콘텐츠 생태계를 선도해가겠다”고 말했다.
부산=유승목 기자 m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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