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은 면했지만 주식 투자자들이 느끼는 불안감은 여전하다. 민주당 지도부가 금투세 시행 연기 쪽으로 결론 내더라도 국내외 상황에 따라 금투세가 어떻게 결정될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2년 뒤부터 지방선거를 비롯해 대선과 총선 등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 민주당의 금투세 유예 결정이 사실상 금투세 폐지가 될 것이란 얘기가 있지만 어디까지나 시장의 희망 섞인 관측에 불과하다.
올초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금투세 폐지 방침을 밝힌 뒤 여당과 정부는 일찌감치 금투세를 없애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으나 다수당인 민주당이 계속 발목을 잡았다. 이 대표가 유예 쪽으로 기울기 전만 해도 진성준 정책위 의장을 중심으로 민주당 내엔 금투세 강행론이 팽배했던 만큼 당 지도부 구성이 바뀌면 금투세 시행 주장이 다시 힘을 얻지 말란 법이 없다. 아직까지 조국혁신당은 금투세를 내년부터 거두는 것을 당론으로 추진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만 금투세 적용 대상인 고액 개인계좌에서 20조원이 해외로 빠져나갔다. 하반기엔 외국인 투자자까지 한국 증시 탈출에 가세하고 있어 주식시장 수급에 비상등이 켜졌다. 정부가 투자자 보호와 지수 개발 등으로 증시 밸류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가시적 효과를 보기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금투세 도입 시점만 늦추는 것은 시장의 혼란을 유예하는 미봉책일 수밖에 없다. 대외 여건에 취약한 우리 증시가 체력을 회복하려면 기존 불확실성을 최대한 제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민주당 일각의 요구대로 금투세 유예가 이사의 충실 의무를 주주로 확대하는 상법 개정안 통과와 맞바꾸려는 정치적 흥정 대상이 돼서도 안 된다. 다음주에 민주당 지도부가 정치적 셈법 없이 금투세 폐지로 시장의 혼란을 완전히 종식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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