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아파트, 근처에 없는데"…청약 준비하다 '한숨' 쉰 까닭

입력 2024-10-05 15:00   수정 2024-10-05 15:11


“분양 예정인 곳 근처에 새 아파트가 없어 공급 가격이 적정 수준인지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나요?”(청약을 준비 중인 30대 A씨)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고금리 지속, 인건비 급등으로 공사비가 치솟으면서 전국에서 아파트 분양가가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택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아파트 분양가를 인근 시세와 비교해 차익을 가늠해보는 ‘안전 마진’(최소한의 시세 차익)의 중요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새로 지어지는 아파트 인근에 시세를 비교할 만한 적절한 아파트가 없을 때가 문제다. 일반적으로 분양가와 인근 시세를 비교할 때는 근처의 새 아파트 동일 면적을 기준점으로 잡는다. 하지만 노후 주거지여서 근처에 신축 아파트가 없거나 새로 택지를 조성하는 곳에서는 기준점이 될 새 아파트를 찾기 힘들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이 경우 분양 단지 인근에 있는 기존 아파트의 연식과 가격을 활용해 시세를 비교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박 대표는 “보통 아파트 시세가 3년이 지날 때마다 5%씩 감가된다고 계산해 안전 마진을 가늠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비교 대상이 되는 아파트의 규모와 브랜드 등이 비슷한 수준이어야 한다.

예컨대 지난 8월 청약한 서울 서초구 방배동 ‘디에이치 방배’는 단지 인근에 새 아파트가 거의 없어 2010년 지어진 ‘방배서리풀e편한세상’과 시세를 비교해야 했다. 3년에 5%씩 가격이 내려간다고 가정하면 이 아파트 시세는 새 아파트의 75%에 형성된다. 이 단지 전용면적 84㎡의 최근 실거래가(23억~25억원)에 이 공식을 대입하면 같은 면적대의 적정 분양가는 31억~33억원이다. 디에이치 방배 전용 84㎡ 분양가는 22억원대다. 새 아파트 예상 시세와 비교해 안전 마진이 10억원가량이라는 게 박 대표의 계산이다.

분양 단지 근처에 시세를 비교할 만한 아파트가 없을 때는 입지가 비슷한 수준의 동네를 비교하는 방법을 활용할 수 있다. 상급지의 소형 면적을 중급지의 중형 면적 아파트와 비교하는 방법도 있다. 박 대표는 “경기 광명 하남 위례 등은 비슷한 입지라고 보고 접근하면 된다”며 “서울 강남권 전용 59㎡ 새 아파트의 안전마진을 계산할 때 경기 과천시의 전용 84㎡ 새 아파트 가격과 비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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