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6일 5박6일 일정으로 동남아시아 순방을 시작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필리핀 국빈방문 첫 일정으로 한국전 참전 기념비에 헌화했다. 한국 대통령의 필리핀 국빈방문은 2011년 이후 13년 만이다. 7일에는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이후 싱가포르를 국빈방문하고, 라오스에서 열리는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라오스에서 한국과 아세안은 양자 관계를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할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이시바 시게루 일본 신임 총리와 첫 정상회담도 한다.
윤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AP통신과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북한의 핵실험 계획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핵 시설 공개는 다음달 미국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미국과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기 위한 시도일 가능성이 높다”며 “북한은 앞으로도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추가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번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및 국제규범을 위반하면서 전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북한의 무모한 행동을 국제사회가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발신할 것”이라며 “북한 비핵화는 자유롭고 평화로우며 번영하는 인도·태평양 지역을 만드는 데 필수 불가결한 전제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공화국의 주권을 침해하는 무력 사용을 기도하려 든다면 가차 없이 핵무기를 포함한 수중의 모든 공권력을 사용할 것”이라고 위협한 것과 관련해서는 “핵 개발 이유가 같은 민족인 한국을 겨냥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북한 정권의 과거 주장은 거짓임이 만천하에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에 대해서도 “국민 안전에 위해가 발생할 경우 북한은 감내하기 어려운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윤 대통령은 미국 대선과 관련해 “한·미 동맹에 대해서는 미국 내 확고한 초당적 지지가 형성돼 있다”며 “미국 대선 결과와 관계없이 앞으로도 흔들림 없이 탄탄하게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닐라=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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