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가 꿈꾸는 맞춤형 암 치료 시대의 모습이다. 환자의 모든 정보를 통합한 디지털트윈을 기반으로 환자에게 최적 치료법을 추천해 준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항암제 키트루다는 놀라운 효능으로 암 치료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에만 암 환자 100만 명 이상이 키트루다로 치료받았다. 하지만 전체 환자 중 키트루다 약물에 반응하는 경우는 30%에 불과하다. 암 환자 열 명 중 세 명에게만 효과가 있다는 의미다.
푼 매니저는 “현대의학에서 암을 진단하는 과정은 맹인이 코끼리를 만지는 것과 같다”며 “같은 의사라도 병리과 전문의와 임상의가 보는 관점이 완전히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생성형 AI로 각기 얻은 정보를 하나로 통합하면 고해상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확한 치료법을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환자 맞춤형 진단법을 제시하는 정밀의료는 환자의 유전체를 분석해 돌연변이를 찾거나, 자기공명영상(MRI)과 컴퓨터단층촬영(CT) 등 병리학 이미지를 기반으로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한다. 생성형 AI의 멀티모달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마치 인간이 사물의 양상을 다양한 감각기관을 통해 받아들이는 것처럼 텍스트, 이미지, 영상 등 서로 다른 형식의 정보를 처리할 수 있다. 환자의 모든 정보를 모아 암 등 질환에 대한 명확한 단서를 얻는 디지털트윈을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5월 MS가 공개한 ‘프로브-기가패스’는 대표 성과 중 하나다. 28개 암센터가 환자 3만 명에게서 수집한 병리학 데이터 17만 개를 기반으로 암을 진단하는 AI 플랫폼이다. 미국 비영리 의료기관 프로비던스, 워싱턴대와 협력했다. 5월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이 플랫폼은 암 분류 등 26개 평가 테스트 중 25개 항목에서 최첨단 성능을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푼 매니저는 “종양 깊은 곳에 있는 면역세포 등 인간 의사가 읽기 어려운 세부 신호까지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고 했다.
시애틀=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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