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0월 07일 09:27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공개매수 자금출처 논란을 겪은 고려아연이 결국 공개매수 신고서를 수정했다. 사모사채로 조달한 1조원을 자기자금으로 분류해 논란이 일자 정정 신고서를 통해 차입금으로 재분류했다.
고려아연은 이 같은 내용의 공개매수 정정신고서를 7일 제출했다. 정정 신고서에서 3조931억원에 달하는 공개매수 자금의 출처를 수정했다. 종전에는 고려아연의 자기자금을 1조5000억원, 차입금을 1조1635억원이라고 기재했다. 하지만 정정 신고서에서는 자기자금을 5000억원으로, 차입금을 2조1635억원으로 바꿨다.
자기자금에서 차입금으로 이전된 1조원은 고려아연이 메리츠증권으로부터 사모사채를 발행해 마련한 자금이다. 연 금리는 6.5%로 만기는 1년이다. 고려아연은 사모사채를 발행해 현금이 이미 법인 계좌에 들어와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차입금이 아닌 자기자금으로 분류했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업계에선 결국 자금의 출처가 외부에서 끌어온 차입금인데 이를 자기자금으로 보는 건 눈속임에 가깝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빚내서 자사주를 매입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위한 '꼼수'라는 얘기도 나왔다. 고려아연은 이 같은 비판의 목소리를 잠재우기 위해 신고서를 정정한 것으로 보인다.
정정신고서에 따르면 고려아연이 지난 6일 기준 보유하고 있는 자기자금은 7600억원이다. 이중 5000억원을 자사주 공개매수에 투입하고 나면 2600억원이 남는다. 자기자금을 공개매수에 대거 투입한 만큼 이미 발표한 투자 계획을 이행하거나, 회사 운영하는 데 들어가는 고정 비용을 지출하기 위해선 차입금에 손을 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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