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줄었는데 빚내서 집 샀다…여윳돈 증가폭 '반토막'

입력 2024-10-07 12:00   수정 2024-10-07 18:26


가계의 여윳돈 증가폭이 지난 2분기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 소득이 감소한 가운데 주택 취득을 위해 주택담보 대출로 자금을 대거 조달한 영향이다. 기업도 순이익이 축소되면서 자금조달 규모가 크게 늘었다.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분기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국내부문의 순자금운용 규모는 지난 2분기 13조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분기 26조2000억원에서 절반 이하 수준으로 크게 감소했다. 순자금운용 규모는 가계와 기업(비금융법인), 정부 등의 자금운용액에서 대출 등으로 조달한 자금조달액을 차감한 것이다. 통상적으로 소득을 받아 저축 등으로 운용하는 가계는 순운용, 이를 대출받아 투자하는 기업은 순조달을 나타낸다.


가계와 비영리단체의 순운용 규모는 77조6000억원에서 41조2000억원으로 큰 폭으로 축소됐다. 가계소득이 1분기에 비해 3.1% 감소하면서 자금운용 규모가 79조원에서 55조7000억원으로 줄어든 가운데, 주택담보 대출 등 자금조달 규모가 1조4000억원에서 14조6000억원으로 10배 넘게 증가했다.

기업은 순조달 규모가 -1조6000억원에서 -23조7000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한은은 "기업의 순이익이 축소되고 고정자산 투자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자금조달의 형태를 보면 채권은 순상환됐지만 금융기관 차입은 크게 증가했다.

정부는 총수입이 소폭 증가한 가운데 총지출 규모가 크게 축소되면서 순조달 규모가 -50조5000억원에서 -1조1000억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특히 국채 발행이 축소되고 정부 차입금이 상환된 것이 순조달 규모 축소에 크게 기여했다.

해외부문에선 순조달 규모가 -26조2000억원에서 -13조원으로 축소됐다. 해외 채권 매입이 줄면서 자금조달이 운용액에 비해 큰 폭으로 감소한 영향이다.

가계와 비영리단체의 금융자산 규모는 5408조3000억원으로 전분기말 대비 82조1000억원 늘었다. 금융부채는 2334조1000억원으로 16조7000억원 증가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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