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복지부 떠넘기기에…올해에만 1만2000여명 자동 전역

입력 2024-10-08 07:00   수정 2024-10-08 14:41

근무지를 3년 이상 배정받지 못해 자동 전역한 인원이 올해만 1만2000여명에 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보건복지부가 사회 복무요원의 인건비를 지자체에 떠넘기면서 예산 부족으로 배치를 못한 게 원인 중 하나라는 분석이다. 최악의 경우 각 지자체가 사회복지 시설에 인력을 투입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사회복무요원들은 3년 넘게 근무지를 배정받지 못하면 자동으로 병역이 면제된다.

7일 안상훈 국민의힘 의원실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 2346억원에 달하는 보건복지부 소관의 사회복무요원 인건비가 지방이양 사업으로 전환됐다. 보건복지부만 부처 중 유일하게 사회복무요원 사업을 지방이양 사업으로 정하고 지자체로 예산을 넘긴 것이다.

보건복지부 소관 복무 인원은 전체 사회복무요원의 46%를 차지한다. 사회복지시설에 그만큼 많은 인력 수요가 있기 때문이다. 지방세법 시행령 제75조 3항 6호에 따르면 지방이양 전환사업의 보전금 규모는 규정돼 있다. 장병 월급이 증가하더라도 예산 증액이 불가하기 때문에 인원을 줄여야 한다. 8월을 기준으로 1만1853명이 올해에만 자동 전역했다.

보건복지부의 지방이양 사업 전환에 대해 병무청은 예산확보가 곤란하다는 이유로 2022년 당시 복지부의 지방이양 사업 전환에 '반대'의견을 냈다. 안 의원실은 "서울시 등 실제 여러 시·도의회에서 지방이양 철회를 촉구하며 사회복지시설 사회복무요원 배치를 축소할 수밖에 없다고 이야기한다"고 했다.

사회복무요원의 부족은 예정된 수순이라고 안 의원실은 전했다. 지방이양 기금은 5년만 한시적으로 보전되기 때문이다. 2027년부터는 지자체가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어, 최악의 경우 사회복지시설 사회복무요원 배치를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안 의원은 “사회복무요원은 국가적으로 소중한 사회서비스 자원”이라며 “보건복지부가 나서서 사회복지시설 인력감소로 인해 사회서비스 수요자들이 불편 겪는 일을 최소화 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사회복무요원은 병역법에 의한 병역자원인데, 현재 매년 1만명이 넘는 장기대기면제자들이 앞으로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가장 공정해야 할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서 국가가 책임지고 그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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