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0월 08일 14:14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하이브가 다음달 전환사채(CB) 4000억원을 상환한다. CB 투자자들의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 행사 물량이 몰린 결과다. 주가가 전환가를 큰 폭 밀돌면서 투자자 거의 전원이 주식 전환을 포기했다. 자금조달에 비상이 걸린 하이브는 다음 달 CB 재조달에 나선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이브가 2021년 발행한 CB 4000억원 가운데 풋옵션 행사비율은 99.95%(3998억원)로 집계됐다. 세 차례의 조기상환청구 기회가 남아있었지만 투자자들은 하이브 주가가 더 오르기 어려울 것이라 보고 1차 청구기간에 주식 전환을 포기했다. 이들은 11월 5일 신청금 100%를 상환받을 수 있다.
2021년 11월 5일 발행된 이 CB는 리픽싱 조건이 없다. 표면금리와 만기이자율도 모두 연 0%로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다. 오로지 주가가 올라야 수익을 보는 구조다. 미래에셋증권이 당시 3900억원을 투자했는데 1500억원은 고유자금으로 인수했다. 나머지 2400억원은 리테일 시장에서 셀다운(인수 후 재매각)했다.
만기는 2026년 10월이지만 발행 이후 하이브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투자자들은 계속 CB를 보유할 이유가 없어졌다. CB 발행 당시 전환가액은 38만5500원이었지만 현재는 17만원대까지 내려갔다. 2022년 초 BTS의 병역 특례 논란과 하이브의 김영란법 위반 논란 등으로 주가가 50% 가까이 떨어졌다. 올 들어 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이사와의 분쟁, 방시혁 하이브 의장의 사생활까지 연이은 악재에 휘말리면서 급락했다.
하이브는 보유 현금으로는 조기상환 대응이 어렵다. 올 상반기 연결기준 현금성자산은 3214억원에 불과했다. 이 회사는 4000억원을 차환해 풋옵션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3회와 동일한 4000억원 규모로 4회 CB 발행을 추진 중이다. 3회 CB와 동일하게 표면금리와 만기이자율 모두 0%다. 리픽싱도 없는 조건으로 알려졌다. 발행 주관을 맡은 미래에셋증권은 내년 하반기부터 BTS가 완전체 활동을 재개하는 부분을 호재로 강조하고 있다. 하이브의 팬 커뮤니티 플랫폼인 위버스 유료화와 더불어 신인 아티스트도 수익화 구간에 진입하는 등의 기대 요인도 상당하다는 평가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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