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개그콘서트', '츳코미'의 나라 일본서 통할까

입력 2024-10-08 16:46   수정 2024-10-08 16:47

KBS '개그콘서트'가 일본의 최대 개그맨 전문 매니지먼트사 요시모토 흥업과 협업을 통해 25년 역사상 첫 해외 공연을 마쳤다. 이른바 '보케'(헛소리)와 '츳코미'(면박주기) 스타일의 개그로 정평이 난 일본에서 한국의 콩트 스타일이 현지인들의 웃음보를 저격했는지 이목이 집중된다.

8일 KBS에 따르면 '개그콘서트' 팀은 지난달 5일 일본 도쿄에 있는 공연장 제프 하네다(Zepp Haneda)에서 '개그콘서트 IN JAPAN' 공연을 펼쳤다.

양국의 정상급 개그맨이 총출동 하는 공연엔 1200명의 관객이 모였다. 관객들은 한국과 일본, 양국 개그맨들을 큰 박수로 반겼고, 또 이들이 준비한 개그에 마음껏 웃으면서 공연장의 분위기를 더욱 뜨겁게 달궜다.

'개그콘서트' 팀은 '데프콘 어때요', '만담 듀오 희극인즈' 등 상황과 말맛에 포인트를 둔 코너부터 '오스트랄로삐꾸스'와 같은 슬랩스틱 개그, '심곡 파출소'와 같은 캐릭터 중심의 코너까지 스타일리시한 개그로 현지 관객들을 공략했다.

흥겨운 리듬을 동반한 '뽕짝소년단', 연인 맞춤 공감 개그 '알지 맞지'와 '습관적 부부', 즉석 소통의 재미를 살린 '소통왕 말자 할매'를 선보였다.

공연에는 신윤승, 조수연과 박성호, 정범균, 김영희, 이종훈 등 선배들이 든든하게 중심을 잡아줬다. 또 일본에서 활약으로 인지도가 높은 '개그 아이돌' 코쿤을 비롯해 나현영, 채효령, 오정율, 남현승 등 신인 개그맨들의 기량도 엿볼 수 있었다.

'개그콘서트 IN JAPAN'을 위해 부활한 코너도 있었다. 33기 신인 개그맨들의 재기발랄한 모습을 엿볼 수 있었던 옴니버스 개그 '숏폼플레이'가 약 7개월 만에 다시 선보였다.

'요시모토 흥업'에서는 한국에서도 유명한 개그 콤비 카우카우(COWCOW), 2023년 영국 인기 TV 프로그램 '브리튼즈 갓 탤런트'에 출연해 남다른 신체 개그를 선보였던 이치가와 고이쿠치, 몸 개그의 대가 웨스피(Wes-P) 등 개성 강한 개그맨 8팀이 무대에 올랐다.

이들은 한국에선 접하기 힘든 일본 만의 개그 스타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또 보이그룹 엔싸인이 특별 게스트로 출격했다.

공연을 보기 위해 요코하마에서 온 여성 구마미츠 아케미 씨는 "무대 양옆에 자막용 LED가 설치돼 개그를 이해하는데 어렵지 않았다"며 "한국과 일본 개그맨들 덕분에 가족들과 소중한 추억을 쌓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시부야에 거주하는 허정윤 씨는 "일본에 살다 보니 한국의 공연을 볼 기회가 많지 않다. 그런데 '개그콘서트'가 직접 일본에 와서 공연을 연다고 해 이날만 기다렸다"며 "앞으로도 재외 동포들을 위해 이런 공연이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상미 CP는 "'개그콘서트 IN JAPAN'은 고국을 떠나 일본에 사는 동포들에게 웃음을 선물해 드리고자 기획된 공연이었다"며 "한 번도 해 본 적 없었던 특집 공연이라 제작진에게도, 출연진에게도 큰 도전이었다"고 밝혔다.

한편, '개그콘서트'의 첫 번째 해외 공연 '개그콘서트 IN JAPAN'은 오는 13일 편성됐다. '개그콘서트' 팀의 출국길부터 본 공연, 일본 개그맨들과 현지 관객들의 솔직한 인터뷰 등이 본 방송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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