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15일 서울시청에서 예정된 서울시 국정감사에 린가드를 참고인으로 부르겠다며 출석 요구서를 보냈다고 8일 밝혔다. 서울 구단 관계자도 "행안위 측으로부터 관련 공문을 보내겠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전했다.
린가드가 국감 참고인으로 채택된 건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이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 상태와 관련해 의견을 들어보고자 신청한 데 따른 것이다.
최근 축구계에선 '잔디'가 큰 화두다. 특히 K리그1뿐만 아니라 국가대표 경기도 다수 열리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 대해선 잔디 상태가 좋지 않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선수와 지도자들 사이에서 거듭나오며 관리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 상태가 좋지 않은 건 어제오늘 얘기는 아니지만, 올해는 날씨와 대형 공연 변수로 더 악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달 1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할 예정이었던 이라크와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4차전은 잔디 상태 탓에 용인 미르스타디움으로 장소가 변경됐다.
지난달엔 서울시설공단의 월드컵경기장 잔디 관리 실태를 감사해달라는 축구 팬의 민원이 국민신문고로 올라오기도 했다. 이런 논란이 이어지면서 서울시설공단이 속한 서울시를 감사하는 행안위가 서울월드컵경기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FC서울 소속 선수 린가드에게 잔디에 대해 물어보고자 국감에도 부른 것으로 보인다.
린가드가 국감장에 실제 출석할지는 미지수인 가운데 축구계에선 린가드를 참고인으로 부르는 것이 적절한지 의문의 목소리도 나온다. 린가드가 FC서울 소속이며 경기 후 잔디에 대한 의견을 밝힌 적은 있지만, 충분한 이유로 보긴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 축구계 관계자는 "린가드의 의견이 정말 궁금해서 부른다기보다는 이목을 끌어보려는 것 같다. 린가드를 '잔디 전문가'로 보기도 어렵지 않느냐"며 "의원들의 엇나간 욕심에 여러 행정력이 낭비되는 셈이라 씁쓸하다"고 말했다.
서울시 국감이 열리는 15일은 10월 A매치 기간에 포함돼있으며, FC서울은 20일 강원FC와 원정 경기를 앞두고 있다.
한편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엔 '불출석'을 처벌하는 규정이 있으나 이는 증인과 감정인에게만 적용되며, 참고인에게는 해당하지 않는다. 참고인은 출석 의무나 불출석 시 별도의 처벌 규정은 없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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