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1억 이하 주택연금, 작년 신규 가입 310명 불과

입력 2024-10-08 17:45   수정 2024-10-09 01:08

집을 담보로 매달 노후 생활자금을 받는 주택연금 가입자가 집값이 낮을수록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취약계층의 노후생활을 지원하기 위해 도입한 ‘우대형 주택연금’의 성과가 저조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한국주택금융공사(HF)가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우대형 주택연금 가입 현황’ 자료에 따르면 작년 주택가격 5000만원 미만 신규 가입자는 21명으로 전체 가입자(1883명)의 1.1%에 그쳤다. 올해 들어서도 신규 가입자는 7월까지 14명에 불과했다. 5000만원 이상 1억원 이하 가입자도 작년 통틀어 289명에 불과했다. 지난해 주택연금 신규 가입자가 1만4885명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주택가격이 낮을수록 가입을 꺼린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대형 주택연금은 생활이 어려운 고령층을 지원하기 위해 2016년 도입됐다. 주택이 일정 가격 미만이거나 주택 소유자 혹은 배우자 중 최소 한 명이 기초연금 수급자, 그리고 가입자가 부부 기준 1주택자이면 가입할 수 있다. 가입 대상 주택가격은 2022년 9월 1억5000만원 미만에서 2억원 미만으로 올랐고, 올 6월부터는 2억원 미만에서 2억5000만원 미만으로 높아졌다.

하지만 실제 우대형 주택연금 가입은 주택가격이 높은 집에 쏠렸다.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1억원 이상 1억5000만원 미만 가입자는 677명(36%)이었다.

작년 우대형 주택연금 가입이 가능한 주택가격 상한선이던 1억5000만원 이상 2억원 미만 가입자는 896명(47.6%)으로 절반에 가까웠다.

오히려 주택가격 5000만원 이하 해지자는 작년 14명으로 신규 가입자(21명)의 절반을 웃돌았다. 월 지급금이 적다는 점이 해지가 많은 이유로 꼽힌다. 5000만원 미만 주택 가입자들이 작년에 받은 주택연금은 월평균 20만4000원으로 전년(22만2000원)보다 오히려 감소했다. 같은 해 1억5000만원 이상 2억원 미만 가입자가 매달 받은 금액은 76만5000원으로 전년(75만6000원) 대비 소폭 늘었다. 이 구간 해지자는 신규 가입자의 2%에 불과한 16명에 그쳤다.

이 때문에 취약계층을 지원하기 위해선 월 지급액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 의원은 “가입률은 최저, 해지율은 최고를 기록하며 정책에서 소외된 저가 주택을 소유한 취약계층의 주택연금 가입을 유도할 대책이 필요하다”며 “가격에 따라 월 지급액 우대 요율을 차등 적용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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