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8일 “검찰과 국세청이 ‘노태우 비자금’ 존재를 알고도 덮었다”고 주장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자녀 노소영 아트센터나비 관장과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원장이 국정감사 증인 출석 요구에도 사유서를 제출하지 않은 채 불출석한 데 대해선 재출석을 요구했다.
정 위원장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검찰과 국세청이 노 전 대통령 부인 김옥숙 여사가 차명으로 은닉하던 보험금과 장외 주식 등에 대한 진술서, 확인서를 받고도 수사에 들어가지 않았다”고 했다. 정 위원장은 “김 여사는 2007년 국세청 조사에서 210억원 규모 차명 보험이 적발되자 ‘기업들이 보관하던 자금을 차명 통장을 만들어 건네준 돈과 보좌진 명의의 돈 등을 합한 것’이라고 소명했다”며 “금융실명법 위반임에도 국세청이 아무런 조치 없이 묵인했다”고 했다. 2008년 검찰은 김 여사의 장외주식 거래 정황을 확인하고도 수사 개시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노 관장은 최태원 SK그룹 회장과의 이혼소송 과정에서 “노 전 대통령 비자금 300억원이 선경(현 SK)에 전달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며 김 여사의 관련 메모 등을 재판부에 제출했다. 법사위 소속 야당 의원들은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의혹을 국감에서 따져 묻겠다며 김 여사와 노 관장 남매를 증인으로 채택했다. 김 여사는 건강상 이유로 불출석한다는 사유서를 제출했다. 노 관장 남매 재출석 요구에 대해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은 “노 관장은 온 국민이 관심을 갖는 이혼 사건의 당사자로 자칫 민사소송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정상원 기자 top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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