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많이 벌 때 강남 아파트 사자"…40대 '영끌족' 확 늘었다

입력 2024-10-09 08:46   수정 2024-10-09 09:05


40대가 서울 아파트를 공격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가장 경제 활동이 활발한 시기 서울에 내 집 마련을 위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9일 한국부동산원의 '매입자 연령대별 아파트 거래 현황'에 따르면 8월 서울 아파트 40대 매입 비중은 33.2%로 두 달 연속 30대(32.8%)를 넘어섰다. 지난 7월 40대 매입 비중이 2022년 8월 이후 1년 11개월 만에 30대를 처음 추월한 이후 두 달 연속 40대의 매수세가 두드러졌다.

40대가 공격적인 매수에 나선 것은 정부가 대출 문턱을 높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9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규제가 적용되며 대출 한도가 대출자의 연 소득에 따라 제한됐다. 최장 50년에 이르던 주택담보대출 만기도 30년으로 줄었다.

소득이 줄어들면 대출이 어려워지는 구조이기에 경제 활동이 활발해 대출 한도가 가장 큰 40대가 내 집 마련에 나선 것이다. 올해 서울 부동산 거래에서 대출을 끼고 매수한 비율은 62%로, 대출 의존도가 높다.

40대가 서울에서 가장 활발히 아파트를 사들인 지역은 강남권이다. 강남구가 9.3%로 가장 많고, 송파구가 8.0%로 뒤를 이었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에서 40대의 매수 비중은 24.2%로 30대의 15%를 크게 앞질렀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올해 서울 아파트 거래의 절반 이상은 정책성 대출 대상이 되지 않는 9억 원 초과 금액"이라며 "자본력과 경제력을 갖춘 40대 거래 비중이 늘고, 강남·한강 변 '똘똘한 한 채'로 수요가 몰렸다"고 분석했다. 이어 "9월 DSR 2단계가 시행되면서 소득이 낮으면 대출 총액이 줄고 소득이 높아야 대출받기 유리한 구조가 됐다"고 설명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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